이달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금리인상과 비슷한 효과가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축소 일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는 21일(한국시간) 새벽 종료하는 미 연준의 FOMC에서 재닛 옐런 의장이 연내 자산축소 일정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19일(한국시간)보도했다.연준의 자산축소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처음 겪는것인만큼 오는 12월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까지 단행할 경우 신흥국시장에서 미국 달러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의 금융 위기를 자초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부실화되자 미 연준은 주택저당 유동화채권(MBS)과 미 국채를 사들이기 위해 2014년까지 6년간 제로금리 상황에서 무려 3조7000억달러(약4186조원)를 국내외 금융시장에 풀었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의 보유자산은 기존 8000억달러와 신규 발행 달러 3조7000억달러를 합쳐 4조5000억달러(약 5090조원)로 규모가 커졌다. 

미 연준이 연내 자산축소에 나 설 경우 만기 채권을 회수한후 재발행 없이 소멸시켜 버리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시중에 달러 통화량이 줄어드는 만큼 금리인상 효과를 거둘 수 있게된다. 또 12월 금리인상이 가시화될 경우, 달러 통화량 감소와 금리인상까지 맞물려 미국 채권가격은 떨어지고(채권금리 인상),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의 자산축소와 금리인상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달러화 이탈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근거다.

"미 연준, 자산축소 국내 영향 미미할 것"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미 연준의 자산축소 가능성은 연초부터 제기됐던 것으로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없지 않다”며 “미국의 경기 회복이 기반이된 금리인상이나 자산축소가 아닐 경우 미국시장으로 달러화 회귀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의 자산축소가 사상 처음 벌어지는 일이라는 변수는 존재할 수 있다”며 “오히려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을 우려해 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이 역시 가정일 뿐 현실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 역시 연준의 자산축소가 이미 예고됐던데다, 축소규모도 연준의 보유자산 규모대비 1~2%대에 머물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선 미 연준이 연내 자산축소에 돌입한다고 해도 최초 축소규모는 300억달러 내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500억달러를 넘어선다면 시장에 영향이 크겠지만 300억달러 미만이 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투자시장에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악재이듯이 투자자들입장에서 사상 처음 겪게되는 미국의 자산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 있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신흥국시장일수록 미 연준의 자산축소가 실현된다면 증시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