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녹내장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녹내장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밝혔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과 김재령 연구원 연구팀은 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원리와 신호전달체계를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녹내장은 안압이 올라가면서 시력이 떨어지는 질병이다. 안압을 유지해주는 눈 속의 체액인 ‘방수’의 배출장치가 고장 나면서 발생한다. 이 체액은 생성되는 만큼 배출돼야 안압이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녹내장 환자는 이 체액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그동안 이 체액의 배출이 안 되는 이유가 알려져 있지 않았다.

▲ 눈 안쪽의 쉴렘관(녹색, Schlemm's canal) 위치. 출처=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은 방수가 정맥으로 흘러가는 통로인 ‘쉴렘관’의 기능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ANG 단백질과 TIE2 수용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쉴렘관 주변과 내피세포에 두드러지게 발달한 ANG-TIE2 신호전달체계는 생후 초기 쉴렘관의 발달뿐 아니라 다 자란 이후 기능 유지에도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해 녹내장을 유발한 실험군의 눈 속에 TIE2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항체를 투여한 결과 쉴렘관이 회복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새로운 녹내장 치료법을 실제 환자에게 적용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관련 실험을 준비 중이다. 

연구를 이끈 고규영 단장은 “실제 환자에 적용할 수 있을지 전임상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녹내장 치료 개발이 느려지는 것은 근본적인 병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녹내장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