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에 대한 일반인의 선입관은 어떨까? ‘술과 접대’,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처절하게 살아야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 ‘무식함’, ‘장사꾼’, ‘어느 정도는 사기꾼이 되어야 한다’, ‘영업직원은 공부 안 하고 책도 안 읽는다’, ‘월급쟁이의 막장’, ‘가능하면 안 하는 것이…’, ‘장사꾼 똥은 개도 안 먹는다’ 등 거의 부정적인 어구이다. 다른 나라도 영업에 대한 선입관은 비슷해 보인다. 미국 대학생들의 영업에 대한 선입관은 두 가지라고 한다.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책의 내용과 고등학교와 대학 때 경험했던 월마트의 아르바이트 경험이라고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이어온 신분 체계인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마지막 단계이기까지 하다. 물론 지금은 대기업과 벤처 스타트업의 성공담과 기업 임원의 출현으로 인해 사농공상의 체계는 거의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인 영업직원에 대한 선입관은 잠재해 있다.

이만큼 영업이라는 직능에 대한 선입관은 부정적인 어휘 일색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많은 학자들의 연구, 국내 및 해외에서 조사한 사례, 필자가 직접 경험했던 사례들에 의하면 영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고객의 문제와 니즈를 해결하는 것’, ‘창조와 혁신’, ‘전략적 사고 방식이 필수’, ‘협업과 소통’, ‘주인 정신’, ‘고객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과 명견만리(明見萬里)’,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고와 행동’, ‘책임감과 성취욕’, ‘승부사 정신’, ‘동기부여를 통한 자율적 업무수행’, ‘프로정신’, ‘CEO가 가져야 하는 필수 덕목’, ‘돈 냄새와 맷집’ 등 너무나도 멋있고 좋은 말들이다. 앞의 부정적인 어구와 뒤의 긍정적, 미래 지향적 어구 어느 것이 진정으로 영업을 설명하는 단어일까?

전자는 영업에 대한 속설과 잘 모르는 사람의 혹은 영업에 실패한 일부 사람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영업의 진실은 후자이다. 영업직원은 전략적이어야 하고, 실행력이 있어야 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지향적이어야 하고 창조와 혁신의 전도자여야 한다. 이러한 영업의 진실은 회사 내의 선배들로부터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어서 이를 알기란 쉽지 않다. 문헌으로 내려오지 않고 구전으로 도제 방식으로만 전해지는 것을 보면 좋기는 한가 보다.

대학에 와 보니 이러한 영업의 진실에 관한 말은 더욱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아무도 실제의 영업의 진실에 관해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 학생들에게 이 진실을 전해야 하는데. 그래야 이들에게 좋은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게 하는데 말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대개 마케팅, 재무, 인사, 기획 등 소위 펜대 굴리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학생들의 희망을 보면 영업을 희망하는 학생은 소수인 것이 사실이다. 경영학 전공 과목에 어디에도 영업 과목은 안 보인다. 아마도 마케팅 과목에 일부 다루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졸업을 하고 회사에 들어가면 대부분 가장 많은 인력이 영업에 종사하게 되는데 대학에서 가르치지도 않으며 선입관 또한 부정적이다.

필자가 대학을 졸업할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우연히 <IBM Way>라는 책을 접한 후 IBM의 영업대표라는 직업, 교육, 그리고 영업의 문화를 알게 되어 반드시 이 직업을 갖겠다고 작정하고 시도해 합격을 했다. 입사를 한 후 교육과 실전을 통해 영업역량이 쌓이고 업무에 만족도 느꼈지만 영업을 하고 싶어 했던 필자조차 친구들이 전략기획팀에 근무하고 재무팀, 인사팀에 근무하는 것이 무슨 일을 하는지 부럽고 궁금한 적도 있었다. 1~2년쯤 되었을 때 대기업의 전략기획에서 일하는 가까운 친구에게 무슨 일을 주로 하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주로 복사해”이었다. 기획 관리 업무를 얕잡아 보자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일의 시작은 허드렛일부터다. 어떤 일이든 기업의 발전에 의미가 있는 일이다. 무슨 일이든 잘못된 선입관을 가지는 것은 개인의 발전 기회를 위해 좋지 않다.

영업의 선입관은 선입관일 뿐이다. 영업은 전략적이고 실천적인 두 가지 능력을 다 가져야 한다. 어려운 시대에 돈 벌어오는 영업은 기본 중의 기본 기능이다. 영업의 진실은 기업과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멋있는 직능이다. 이 멋있는 직능을 개발하기 위해 영업직원은 더욱 체계적으로 노력하고, 기업은 더욱 과학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의 본원적 기능인 영업에, 돈 버는 일에 더 많은 학생들이 영업의 진실을 이해하고 이 길에 들어서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