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재배 작물가운데 오이가 지난해에 이어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은 ‘2016년 농산물 소득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시설 재배 작물 중에서는 오이가, 노지 재배 작물은 부추가 가장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이는 지난해에도 농산물 소득이 가장 높은 작물이었다. 

▲ 2015년, 2016년 2년 연속으로 농산물 소득이 제일 우수한 오이(출처=게티이미지뱅크)

농촌진흥청의 ‘농산물 소득 조사’는 농가 소득과 관련된 가장 기초적인 자료다. 농가에 컨설팅을 제공하거나 정책적인 지원을 할 때 근거 데이터로도 사용된다. 이번에는 4200개 농가를 대상으로 56개의 작목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 졌다. 

지난해 시설재배 분야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작물은 오이로 10아르 당 1540만원의 수익이 났다. 감귤은 1520만원, 토마토는 1300만원, 파프리카는 1290만원이었다.

오이는 농가가 도시 근로자 수준으로 소득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재배면적이 3816제곱미터 정도다. 토마토가 4498제곱미터, 파프리카가 4556제곱미터인 것에 비하면 경제적인 편이다. 파프리카는 2015년에 시설재배 소득 2위였지만, 일본과 중국 등에서 본격 대량 생산이 시작되면서 주춤한 편이다. 토마토도 예년에 비해 부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시설 재배 작목의 소득 변동(출처=농촌진흥청)

노지재배에서 가장 소득이 우수한 작물은 부추였다. 부추는 아르 당 39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부추는 1년에 다섯 번 수확할 수 있고 노동력 소모가 적은 작물이다. 쪽파도 부추와 비슷한 아르당 380만원, 참다래(키위)는 350만원이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해 소득 증가율이 높은 작물들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당근, 가을무, 노지감귤, 고랭지배추, 양배추, 가을배추, 노지부추, 쪽파 등 8개의 작물이 50% 이상 소득이 늘었다. 반면 생강, 유자,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쌀보리, 봄감자는 30% 이상 소득이 줄었다.

당근은 2016년 주산지 제주도의 태풍 피해로 11월~12월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년대비 116% 소득이 성장했다. 시장 내 상품 공급이 줄어들면서 생긴 결과다. 쪽파도 주산지 남해안 지역의 태풍피해로 인한 가격 폭등 효과의 영향이 있었다. 쪽파 2016년 소득은 전년 대비 53.3% 증가했다.

▲ 노지 작목 소득 변동(출처=농촌진흥청)

파프리카는 일본, 중국 등에서 기업형 농사가 시작되면서 조금씩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노지 재배 면적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점점 내려앉고 2016년 소득이 전년대비 9% 감소했다.

파프리카 농사의 경우 첨단 온실에서 대량생산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올해와 내년에도 계속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설 재배에 필요한 농업 노동 비용은 점점 오를 것으로 보여 농장주들의 고민이 예상된다.

파프리카 농업 전문가인 이인규 씨는 "최저임금 기준 상승과 각종 고정비 상승으로 파프리카 농가가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앞으로 파프리카 재배에 조금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촌진흥청은 소득 하위 20% 대비 상위 20% 농가 소득비율도 분석했다. 농업 규모로 인한 격차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상위 20% 농가는 하위 20% 농가에 비해 3.9배(수박)에서 41.2배(봄감자) 까지 소득이 높았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작물 별로 소득 분포의 불균형이 심해졌고, 대농과 소농 간의 차이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농들이 농협이나 산지수집상이 아닌 직거래 유통을 하게 되면서 훨씬 좋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소득 창출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차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