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의 힘> 크리스티나 볼드윈·앤 리니아 지음, 봉현철 옮김, 초록비책공방 펴냄

 

2017년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회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5점이다. 국내 기업들은 일주일에 평균 3.7회, 51분씩 회의를 하지만 그중 절반인 1.8회는 불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 내용도 문제다. 발언하는 사람은 주로 상사이고 나머지 구성원들은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결국 리더의 주도대로 결정된 것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구성원들은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리더는 여기에 불만을 가지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회의가 일방적인 훈계와 정신교육으로 이루어진 자리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 해결책으로 ‘서클 프로세스’ 활용법을 제안한다. 모두 ‘서클 프로세스의 골격’에 따라 둥글게 모여 앉는다. 서클은 중심부를 기준으로 중심부 세팅, 시작점, 합의 사항, 체크인, 의도, 원칙, 행동 수칙, 가디언, 기록자, 체크아웃 순으로 형성된다.

서클 프로세스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는데 리더 역할 돌아가며 하기, 책임을 공동으로 지기, 총체성에 대한 신뢰다. 참가자들은 주의 깊게 듣기, 의미를 가지고 말하기, 그룹의 안녕에 동참하기라는 행동수칙을 지켜야 한다.

모든 참가자는 호스트와 가디언, 기록자 역할을 돌아가면서 맡는데, 이들은 서클의 형식을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서클의 테두리에서 모임을 주도하고, 의도를 돌보고, 서클 프로세스를 함께 진행한다. 모두 돌아가면서 이 역할을 함으로써 리더십이 순환되고 모두가 책임을 질 수 있게 된다. 서클 회의는 시작점과 체크인, 체크아웃의 순서로 진행되며 회의의 시작과 중간, 마무리로 구분되는 경계선이 있다. 회의하는 내내 참가자들은 주의 깊게 듣기와 의도를 담아 말하기, 그룹의 안녕에 동참하기 등을 하게 된다.

이러한 회의의 형태는 세 가지가 있다. 말하기 도구 회의는 회의의 속도를 늦추고 사람들의 방해 없이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열린 대화 회의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의견을 중재할 때 열린다. 성찰 또는 침묵 회의는 각 구성원들이 침묵 속에서 무언가 생각해야 할 때 필요하다. 책에는 직접 서클 프로세스를 실행해 갈등을 해소하고 성과를 낸 기업, 종교단체, 학교, 지역공동체의 사례 수십 건이 있다. 이 책의 부제는 의자에 앉아 있는 모든 사람이 리더(A Leader in Every Chair)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