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 스타벅스 회원이면, 음료를 구매할 때 무료로 시럽 추가나 사이즈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요. 생일에는 무료 쿠폰도 발급해주고요. 별이 쌓이면 더 많은 혜택을 주니 아무래도 자주 이용하게 되죠. 스타벅스 어느 매장이나 무료 와이파이가 잘 된다는 건 장점이에요. 100% 직영점으로 운영되다보니 맛도 일관되고, 매장이 대부분 넓어서 오래 앉아 머물러도 크게 눈치가 보이지 않고요. 또 회원이면 주문한 음료가 나올 때 내가 설정한 이름으로 불러주거든요. 그런 특별함도 있죠. 요즘 1000원짜리 커피도 많지만 마땅히 앉아서 먹을 공간이 없고 기분이 안나요. 요즘 유행하는 ‘작은 사치’ 아닐까 싶어요. - 전민주(24세)씨. 대학생

# 매장이 작거나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점에서 오래 앉아 있으려면 눈치가 보여요. 그런 면에서 스타벅스는 눈치 보지 않고 오래 머무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주말에 자주 혼자 가곤해요. 책을 보거나 밀린 공부를 하는데, 저처럼 혼자 와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단순히 커피만 마시러 가진 않아요. 그러기엔 비싸다고 생각해요.  - 김상호(31세)씨. 취업준비생

최근 경기가 좋지 않다. 유통업계 대부분이 ‘보릿고개’를 체험하고 있다고 할 만큼 어렵다.   이런 와중에도 유독 장사를 잘하는 기업들을 보면 그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스타벅스도 그런 기업 중 하나다. 스타벅스를 칭찬하는 소비자들도 꽤 있다. 이들은 각자 나름의 이유로 스타벅스 브랜드를 고집한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이 배울 점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커피업계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포화상태라는 지적을 계속 받았지만 커피 관련 수요와 매장 출점은 계속 늘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커피를 즐기는 게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면서, 소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게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차 및 커피류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커피류 수입은 3억52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0%나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커피 전문점 브랜드 수는 2015년 285개에서 2016년 324개로 늘었다. 가맹점도 2015년 9914개에서 1만 1637개로 크게 증가했다. 

커피업계에서 독보적으로 매장 수를 늘리고 매출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기업은 ‘스타벅스’를 꼽을 수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으며, 올해 상반기(1~6월)에만 매출 5935억원, 영업이익 5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다. 장사를 무지 잘한다는 뜻이다. 반기 영업이익이 5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올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매장 수는 지난해 1000개를 돌파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아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1050개를 기록했다. 스타벅스는 보통 1년에 100개 정도의 직영점을 내면서 계속 승승장구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30세대, 특히 여성들은 왜 스타벅스로 가나

스타벅스 매장에 가면 특히 젊은 고객들이 많다. 한국의 젊은층에게 스타벅스가 유독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벅스가 올해 상반기 사이렌오더 이용고객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77%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남성은 23%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구입 비율이 86%로 가장 많았다. 40~50대 12%, 1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1%로 2030 젊은층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2030세대는 왜 스타벅스를 찾을까. 우선 젊은층에 유용한 디지털 서비스가 꼽힌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IT 서비스 노하우와 기술을 집약해 2014년 ‘콜 마이 네임’과 ‘사이렌오더’를 선보였다.

콜 마이 네임은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들이 등록한 이름을 호명해 주며 감성적인 소통 문화를 디지털에 입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이렌오더는 매장 반경 2km 내에서 방문 전에 주문과 결제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루에 약 50만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스타벅스에서 하루평균 사이렌오더 이용건수는 현재 약 5만5000건으로 하루 평균 전체 주문건수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사이렌오더의 누적 주문수가 2000만 건을 넘어섰다”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편리성과 유용성이 모바일 환경에 친숙한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커피 트렌드 주도하는 다양한 제품 개발 출시도 한 몫 한다는 평가다. 최상급 원두인 리저브를 선보이기 위한 전용 바와 다양한 추출 기구와 리저브 전용 바를 갖춘 커피 포워드 매장 오픈을 확대하며 스페셜티 커피 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2014년부터 스타벅스 리저브를 론칭해 현재 67개 매장에서 리저브 전용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100만잔을 넘어섰고, 연간 30%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 티바나 브랜드로 새로운 음료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티바나는 브랜드 론칭 전 약 3.3% 음료 판매 비중에서 론칭 후 10.5%로 전체 음료 판매 비중 중에서 티 음료가 약 3배 이상 증가한 비중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스타벅스 측의 설명이다.

스타벅스는 2012년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선보였다. 올해 6월 기준 총 113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활용 가치가 없던 나대지, 건물 페허, 효용성이 떨어지는 시설 등이 있던 공간을 적극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적극 수용한 입점 개발 사례로 꼽힌다.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상권에도 장거리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방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선보이는 MD상품의 차별화도 주목된다. 한 예로 2014년부터 청마 시리즈를 시작으로 신년에 선보이는 뉴이어 MD는 국내 고객들의 취향과 기호를 반영해 인기 디자인 제품은 출시 하루 만에 판매가 완료되고 있다. 동물 12간지의 캐릭터를 창의성 있는 디자인으로 잘 표현한 점이 한국 소비자들의 감성에 닿으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관계자는 “본사인 미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한국에만 세계적인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디자인팀이 있다”면서 “더 많은 한국적인 디자인의 제품들을 개발해 선보이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스타벅스 문화를 만들면서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영일까? 작은 사치?...왜 스타벅스만 매출이 좋을까  

요즘 젊은이들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산다. 오죽하면 ‘N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N포 세대는 취업 등 사회적으로 힘든 환경에 살면서 연애, 결혼, 취업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다. 포기할 게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다는 뜻으로 ‘N’이라고 부른다.

청년 실업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74만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2000명 늘었지만,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13년 2월 20만1000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적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5000명 늘어난 100만1000명을 기록, 두 달 만에 다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청년층 실업률은 최악이다. 8월 청년층 실업률은 9.4%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으나, 1999년 8월 1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도 스타벅스는 포기 못하는 다수의 젊은이들을 보고, 누구는 ‘허영’이라고 하지만 다른 이들은 젊은이들이 그나마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에 속한다고 옹호한다.

직장인 한영수(36세) 씨 역시 회사에서 점심식사 후 커피를 마시는 게 거의 필수코스처럼 되면서, 동료들을 따라 스타벅스에 자주 가곤 했다. 그에 따르면 한 끼에 7000원~8000원하는 점심을 사먹고 4000원대의 커피를 사먹으면 점심에만 1만원이 훌쩍 넘는 돈을 쓰는 게 부담이었다. 한 달 주중 기준 점심식사와 커피 값으로 20만원 후반에서 30만원까지 지출하게 된다는 게 한 씨의 설명이다.

편의점표 1000원대 저가 커피로 갈아타면 약 8만~9만원 정도 절약이 가능하다면서, 과연 그만큼의 돈을 지불하는 것에 상응하는 가치가 있느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또 스타벅스의 매출이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이유도 있는데 그것을 놓고 경쟁사들의 불만이 높다. 경쟁사인 커피전문점 이디야의 지난해 매출은 1535억원, 카페베네는 817억이다. 스타벅스와 비교하면 초라하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들이 가맹 사업을 하는 대신 스타벅스는 100% 직영점으로 운영한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나오는 매출은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업체와 달리, 고스란히 매출로 표기된다. 이에 실제로 커피가 잘 팔리기도 하지만 더 높은 액수를 기록할 수 있는 이유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직영체제의 강점으로  “음료나 푸드 개발 이후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루어져 소비자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면서 “맛과 서비스가 일정하다는 것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가맹사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출점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게 중요하다. 중요 상권에서는 한 골목 사이를 두고도 스타벅스 매장이 또 들어서는 이유다.  강남이나 명동 등 소비자들이 몰리는 핵심 상권에서 많은 매장이 운영되면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용이하다. 이는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길제로 스타벅스는 지난 2월 기준 강남구와 중구에 102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이디야는 70개, 투썸플레이스의 41개로 거의 2배 수준이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강남역 인근 지역이나 명동 등은 특히 매출이 높은 주요 상권인데, 가맹사업을 운영하는 사업자와 달리 스타벅스는 여러 곳에 출점이 가능해 건강한 경쟁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스타벅스는 편의점처럼 누구에게나 눈에 잘 띄고 접근성이 용이한 반면, 국내 경쟁사들은 같은 브랜드 500m내 출점 금지 제약을 받아 애만 태우고 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가맹점주인 ‘을’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갑’의 또 다른 갑질을 보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