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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언제까지 아마존을 보고 감탄만 하고 있을 것인가
   

아마존은 혁신의 대명사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의 무대는 미국이 아니다. 전 세계의 시장이다. 심지어 그들은 유통·물류·IT·제조업까지 산업의 종목도 가리지 않는다. 아마존이 새롭게 진출을 선언하는 산업군은 긴장해야 한다. 왜냐? 자칫 잘못하면 어마어마한 자본을 근간으로 한 ‘융단폭격’에 가까운 아마존의 마케팅, 가격 경쟁력 그리고 전 세계로 뻗어 있는 유통·물류 네트워크를 대비하지 않으면 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언론들은 아마존의 새로운 행보를 항상 주시하고, 분석한다.

이러한 아마존의 행보를 보고 우리나라의 각 업계들이 나타내는 반응들은 대부분 비슷하다. “아마존이 들어오면 우리나라 유통-물류 업체들은 다 죽는다”라는 두려움이거나 “왜 한국에는 아마존 같은 기업이 없는가”라는 자조적(自嘲的) 해석이다.

이 즈음에서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다. 아마존을 현재의 수준으로 성장시킨 핵심 역량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이를 뒷받침하는 물류·운송 경쟁력이다. 이 부분만 따져보면 아마존의 성장 이전에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개념들이 아니다. 이커머스를 보자면 아마존보다 앞서 존재감을 강하게 나타냈던 업체로는 이베이(eBay)가 있었다. 물류 재고 관리, 포장, 배송, 고객 지원을 대행하는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Fulfilment by Amazon, FBA)이라는 ‘멋있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서비스 개념도 사실은 아마존이 최초로 시도한 것은 아니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생활용품기업 LG생활건강은 자신들이 생산한 품목들의 재고 관리, 포장, 배송, 고객 지원을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을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활용하고 있었다. 또한 아마존이 미국 시장을 확장할 때 주된 전략으로 내세운 2일(혹은 당일) 배송은 우리나라 물류 운송업체들에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같은 경쟁력으로 이와 같은 간극을 만든 것은 아마존의 마케팅 전략과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였다.

우리 업체들이 아마존이 되지 못한 것은 기술이나 서비스의 수준이 떨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세계 시장을 무대로 서비스를 확장하려는 의지나 노력의 부족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눈부신 아이디어를 가지고서도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성공사례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좋은 칼을 가지고만 있으면 무기가 되지 않는다. ‘혁신의 아마존’을 외치기 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를 세계 시장에 잘 내놓는 마케팅 전략과 경영인들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라서 안 된다”는 패배 의식은 생각지도 말아야 한다. 아마존을 보고 감탄하고 있다고 해서 아마존은 우리에게 떡 하나 물려주지 않는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7.09.16  15: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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