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축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구제역 백신을 맞춤화 생산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구제역 혈청형(항체를 써서 세균 종을 분리하는 방법)에 상관없이 백신 종자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제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연구한 결과다. 이 기술은 ‘역유전학(Revers genetics)' 방식으로 개발됐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DNA를 통해 만든 고분자 화합물인 RNA를 다시 DNA로 바꾼 다음 일부 단백질 유전자만 교체해 백신 바이러스를 양산(量産)할 수 있게 한 것이다.

▲ 구제역바이러스 백신 연구를 진행한 농림축산검역본부 박종현 연구관팀(제공=농림축산식품부)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직접 수집하기 어려워 백신 개발이 지연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를 통해서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 정보만 입수하면 바로 DNA 합성을 통해 원하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실험 결과는 유전체 분야의 권위있는 세계 학술지인 ‘바이러스학 저널’(Journal of Virology) 올해 8월 호에도 실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올해 구제역 백신 국산화 기술을 위해 2011년부터 한국형 구제역 백신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원천 기술을 산업체에 이전해 국내에서 백신을 생산하려고 한다. 민간 주도 구제역 백신 공장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