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사물인터뷰 - 그 물건과 은밀한 대화. 유닉스 USB 고데기 편

우유팩처럼 생긴 상자 셋이다. 안 그래도 목 말랐는데. 과감하게 뜯어 벌컥 마시려는데 액체가 아니다. 봄 느낌 물씬 풍기는 집게처럼 생긴 세 친구가 박스를 벗고 나오더라. 지금 초가을 아닌지.

 

PLAY G – 미안. 딸기우유인 줄 알고.

USB플랫고데기 – 안녕. 사실 답답했어. 우린 유닉스에서 왔어! 유닉스 알지?

PLAY G – 헤어 드라이기 전문 브랜드? 우리집 드라이기도 유닉스일걸.

USB멀티고데기 – 반은 알고 있군. 유닉스전자는 뷰티 가전 전문 기업이지. 뷰티 말고 건강이나 생활가전도 만들고. 내년이 창립 40주년일 정도로 역사가 있는 회사지! ‘품질엔 타협 없다’는 경영 철학으로 지금까지 왔어.

▲ 왼쪽부터 USB멀티고데기, USB라운드고데기, USB플랫고데기. 사진=노연주 기자

PLAY G – 너넨 어려보이는데.

USB라운드고데기 – 신상이거든. 우린 테이크아웃 시리즈 막내야. 유닉스는 2013년에 이 시리즈를 처음 출시했지. 작고 가벼운 헤어스타일링·뷰티 제품들!

USB플랫고데기 – 우린 USB 라인이기도 해. 전원을 USB 연결 방식으로 넣지. 유닉스가 올해 초에 선보인 USB 충전식 헤어롤 ‘슈가롤’이 우리 선배야.

PLAY G – USB라면 너희 무선이야?

USB멀티고데기 – 무선은 아니야. 대신 USB 포트로 보조배터리나 자동차에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지. 언제 어디서든 집에서 방금 꾸미고 나온 듯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을 거야.

USB라운드고데기 – 화장실 거울을 봤는데 괜히 앞머리가 푹 죽어있는 느낌일 때 있지? 엄청 신경쓰이잖아. 이젠 걱정하지 마. 우리가 스타일을 바로 고쳐줄게.

USB플랫고데기 – 스타일의 테이크아웃!

▲ 사진=노연주 기자

PLAY G – 그런데 너희 되게 작다. 더 클 예정이야?

USB멀티고데기 – 다 자란 거지. 일단 우린 웬만한 스마트폰보다 가벼워. 100g이 될까말까니까. 크기도 작아서 가방은 물론 주머니에도 찔러넣을 수 있지. USB 전원 케이블을 빼서 휴대하는 것도 가능하고.

USB라운드고데기 – 몸에 달린 잠금 장치로 입을 다물고 있을 줄도 알지. 그러면 집게 모양이 아니라 막대기처럼 형태가 변해. 이 말은 휴대하기 더 쉬워진다는 뜻이야.

USB플랫고데기 – 보관이나 휴대하기 쉽게 기본 패키지에 전용 파우치도 포함되니 참고해.

PLAY G – 자세히 보니까 너네 미묘하게 다르게 생겼구나.

USB라운드고데기 – 헐, 지금까지 같은 모델인 줄 안 거야? 난 자연스러운 웨이브 연출을 잘하는 USB라운드고데기라고 해.

USB플랫고데기 – 난 스트레이트 전문 USB플랫고데기야. 스킬에 따라 여러 스타일을 연출할 수도 있고.

USB멀티고데기 – 난 다양한 형태의 웨이브를 연출할 줄 알지. 이름은 USB멀티고데기.

▲ 사진=노연주 기자

USB라운드고데기 – 오늘 다른 약속 있어 같이 오진 못했는데 USB볼륨고데기란 친구도 있어. 풍성한 볼륨이랑 컬링을 잘하는 친구야.

PLAY G – 너네, 스타일 말고 머릿결도 지켜주는 거야?

USB멀티고데기 – 기본이지. 네 머리카락이랑 우리랑 닿는 부분이 세라믹 발열판이야. 원적외선을 잔뜩 방출해 머릿결 손상을 막아줘.

USB라운드고데기 – 언적외선으로 단순히 머릿결만 보호해주는 건 아니야. 더 윤기나는 머릿결을 연출할 수 있게 해준다고!

▲ 사진=노연주 기자

PLAY G – 내 머리도 만져주면 안 될까?

USB플랫고데기 – 이참에 하나 장만하세요 님아. 전국 올리브영 매장에서 우릴 테이크아웃 하면 된다고! 모델에 따라 가격이 아주 조금 달라. 1만7000원에서 2만원 사이지. 나쁘지 않지?

 

#포인트 야박한 친구들 같으니라고. 사실은 말만 그렇게 했지 정성껏 머리카락을 말아줬다. 고마워 친구들. USB고데기 삼총사는 과도한 귀여움으로 심장을 폭행하는 물건들이다. 성격은 제법 진지한데 겉모습이 그렇단 말이다. 파스텔 톤으로 물든 디자인이 예뻐 패션 액세서리로도 손색없다. 컬러감이 봄에 어울린다. 너흰 봄에 어울려. 봄으로 돌아가.

▲ 사진=노연주 기자

고데기로 머리 말아올리는 건 대개 집에서 하는 일이다. USB고데기는 이 일을 밖에서도 할 수 있게 해준다. 헤어스타일링을 테이크아웃하는 거다. 이런 개념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문제는 실력. 과연 미니 사이즈로 머리를 잘 말아올리긴 할까. 사용해보니 발열판이 넓진 않아 스타일링이 수월하진 않지만 주어진 범위에서 제 기능은 충분히 해내더라. 뜨거워지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지 않고. 기능은 심플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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