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어마가 플로리다에 접근하던 지난 9일 국립 기상청의 예보자들이 허리케인 경로를 모니터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경로의 변화를 시시각각 업데이트하는데 트위터를 사용했다.  출처= AP 캡처

소셜 미디어가 기존의 비상 대응 프로토콜보다 더 빨리 정보를 전하면서 이번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를 통해 비상 구조대원들의 ‘필수 도구’로 사용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허리케인 어마로부터 주민들이 대피하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는 비상 구조대원들과 기상청 근무자들은 구조 활동과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사용함으로써 비상 상황에서 기술의 중요함이 더욱 커졌음을 새삼 입증한 것이다.

주 정부가 일부 자금을 지원하는 민간 합동 기관인 플로리다주 관광청도 페이스 북을 통해 플로리다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28만 1000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보내 예방 조치를 취하도록 조언했다. 릭 스캇 플로리다주 주지사는 알파벳의 구글에게 주 정부가 취한 도로 폐쇄를 구글 지도에 신속하게 반영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美 상무부 산하 기관인 해양대기관리처(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의 홍보부에서 근무하는 기상학자 더그 힐더브랜드는 태풍의 위험이 며칠에 걸쳐 계속 이동하자 NOAA는 수시로 변하는 기상 예보를 트위터를 통해 업데이트했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일기예보 업데이트 정보를 얻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NOAA는 지난 주말 트위터에 수십 차례의 업데이트를 게시해 대서양 최대 허리케인의 이동 궤적을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과거에는 NOAA는 주로 언론 매체에 권고사항이나 기상 예보를 전달하는데 주로 의존했었다. NOAA는 1970년 대부터 지금까지 24시간 NOAA 기상예보 라디오 방송도 유지해 오고 있다.

▲ 출처= 구글

소셜 미디어 사용자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자연 재해에 관한 실시간 상황을 아는데 이 플랫폼을 이용해 왔다. 지난 달 텍사스를 덮친 허리케인 하비 때에도 소셜 미디어 사용자는 소셜 미디어에 도움 요청을 게시했으며 때로는 주소를 공유하기도 했다. 긴급 구조대원들은 피해자들에게 재난 대응을 위해 소셜 미디어 대신 비상 전화를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번에 플로리다 사람들은 어느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수 있는지 알기 위해, 주유소 가격 검색 앱인 개스버디(GasBuddy)에 몰려들었다.

정부 기관들도 트위터 및 페이스북이 수 십 년 동안 의존해 왔던 비상 대응 프로토콜보다 훨씬 더 신속하고 더 넓게 정보를 유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도서관 정보학과 부교수로, 비상 구조대원들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연구 한 양승원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도서관 정보학과 부교수는, 어떤 경우에는 소셜 미디어가 전화선과 같은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보다 더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911을 사용하거나 경찰서에 전화합니다. 하지만이 기존 인프라가 이미 파괴되었을 수도 있지요. 그런 경우, 침수된 집 안에서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유일한 방법은 소셜 미디어입니다."

▲ 출처= 넥스트도어

이번에 플로리다의 지방 공무원들은 새로운 기술 도구를 사용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그룹의 주민들에게 각기 다른 메시지를 전했다. 올랜도 북쪽의 세미놀 카운티(Seminole County)는 이웃 만들기 소셜 미디어 사이트인 넥스트도어(Nextdoor)와 협력하여 7개 마을의 모든 거주지와 ‘통합되지 않은‘ 광범위한 지역의 모든 거주지에 대한 지도를 작성했다.

이 디지털 지도를 사용해 세미놀 카운티 공무원들은 폭풍이 분 다음날 쓰레기 수거 트럭이 가지 못해 불편을 겪을 수 있는 통합되지 않은 구역의 주민들에게만 해당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

"우리가 넥스트도어에 올린 지도 덕분에, 특히 어느 메시지가 카운티 일부에만 해당되는 경우, 혼란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플로리다는 긴급 상황에 처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자신의 프로필에 자신은 안전하다고 표시하거나 다른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페이스북을 안전 점검 도구(safety-check tool)로 활용하는 가장 최신의 사례가 되었다. 페이스북이 이런 식으로 사용된 사례는 지난 2 년 동안 600건이 넘었다고 회사측은 말한다.

▲ 출처= 페이스북 뉴스룸

숙박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도 플로리다 북부와 조지아주의 가구주들(에어비앤비에 방을 내 놓은 사람들)에게 허리케인 대피처로 방을 무료로 제공 할 것을 권장했다. 차량 공유 회사 우버도 플로리다 주민들에게 대피소까지 무료 승차를 제공했다.

몇몇 소규모 사이트들도 향후 주 및 연방 공무원과 더 가까운 협력자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크라우드소스 레스큐(CrowdSource Rescue)는 구조가 필요한 사람들과, 도움을 줄 수 있는 보트 같은 자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 사이트는 휴스톤에 사는 데이터 엔지니어인 매튜 마셰티가 지난 달 만든 사이트인데, 그는 자신의 데이터 기술을 사용해허리케인 하비로 피해를 입은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지도를 만들었다. 누군가 구출되면 지도에 표가 생성되고 자원 봉사자들은 다음 집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크라우드소스 레스큐는 휴스턴에서 7000건이넘는 구조 활동을 도왔으며, 어마가 일요일 저녁 플로리다 본토에 상륙하면서 곤경에 처한 플로리다 주민들을 도울 수 있었다고 마셰티는 말했다.

이 사이트의 자원 봉사자들 중에는, 부족한 지역 응급 구조 대원들을 도울 수 있는 전국의 수많은 소방관, 경찰, 구급대원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텍사스와 플로리다 당국은 공식 구조 활동에 협조하겠다는 마셰티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마셰티는 말했다.

“우리는 911 구조대의 일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그들을 돕기 원했을 뿐입니다.”

휴스턴에서 구호 노력을 조정하기 위해 자원 봉사자들이 사용했던 스마트폰용 워키 토키 앱인 젤로(Zello)도 당국과 협력하기를 원한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젤로의 최고 경영자 빌 무어는 이 앱이 안전하고 전화 신호가 약한 지역에서도 작동이 잘 돼 경찰도 이미 이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어는 “이 서비스가 아직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더 많은 구조대원들이 이 앱을 사용해 법적인 문제가 완화되면 더 유용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