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 분당구 판교 아파트 단지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서울 강남의 대체지역으로 꼽혔지만 최근 정부의 날벼락 규제를 맞은 성남시 분당구 부동산 시장이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실종되면서 거래는 물론 문의도 뜸해졌다.

정부는 8.2 부동산대책에 이어 그 후속 대책으로 지난 6일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시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다.  이로써 8.2 대책 당시 서울 전역(25개구)과 경기 과천시, 세종시에 이서 2곳이 늘어나 총 29곳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이다.

이들 지역은 8.2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주간 집값 상승률이 0.3% 내외를 기록해 국토부가 추가 지정에 나섰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40%가 적용되며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청약규제 강화, 분양권 전매 제한 등이 적용된다.

▲ 성남시 분당구는 강남에서 차로 30분 내외, 신분당선 강남역에서 판교역까지 13분 내에 도착이 가능하다.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분당구 부동산 시장은 정부 규제 일주일 만에  초상집 분위기로 바뀌었다.  분당구는 강남 대체주거지로도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강남 규제를 피한 투기수요가 확산되면서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는 지역으로 꼽혔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들이 많아 리모델링 기대가 높고 따라서 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그래서 새 아파트를 분양하는 업체들은 대박을 터뜨리기 일쑤였다.

▲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16 일대 '판교더샵퍼스트파크' 현장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지난 6월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분양에 나선 분당구 백현동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2021년 6월 입주예정)’는 좋은 예이다. 854가구 모집에 1만1437명이 몰리면서 1순위 청약 결과 13.3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백현동은 서울 서초구와 맞닿아 있으며 차로 5분 거리에 신분당선 판교역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서초구 매매 시세(8일 기준 3.3㎡당 3933만원)보다 저렴한 2366만원에 분양됐다. 해당 지역 출신보다 다른 지역의 청약자수가 더 많았을 만큼 인기가 높았다. 

이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예비입주자 장모씨는 “성남시는  인프라가 좋고 특히 아파트가 들어서는 곳은 조용하고 차로 5분 이내네 판교 중심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면서 “서울 접근성이 워낙 뛰어나는데다 대중교통편까지 좋다”고 말했다. 장씨는 “거대 벤처기업들뿐만 아니라  산업단지조성으로 작고 큰 기업들이 몰리고 있어 미래가치를 보고 청약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정부가 일주일 전 날린 규제 한 방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고 할 만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식었다. 성남 분당구 백현동 인근 Y부동산 관계자는 “하루에도 5~6통씩 꾸준하게 문의 전화가 오고 방문하는 고객들도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 ‘뚝’ 끊겼다”면서 “‘친구 따라 강남’ 가듯 강남 집값 따라 상승세를 타기는 했지만 갑작스런 규제 폭탄에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급매로 나오거나 하락하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지만 결국 대출이 줄어들면서 전세수요는 늘어나고 전세값이 상승이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9.5 부동산 대책은 후속조치로 단기로는 투기수요를 원천봉쇄해 약간의 상승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면서 “앞으로도 집중 모니터링 지역을 포함해 투기수요나 불안정한 지역은 언제든지 규제로 묶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