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스마트 농업과 농업 전자 상거래, 농업 정보 종합 서비스 등 ICT 기술을 바탕으로 농촌 정주여건을 개선하데 주력하고 있다 . 이에 따라 2020년이면 중국 농촌에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농작물 파종, 시설원예, 가축 사육 등에 폭넓게 ICT가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농업부는 8월부터 두 달간 ‘농촌, 농가 정보화 프로젝트’를 위한 농촌 인터넷 보급률 조사를 벌인다. 또 중국농업부는 2020년까지 농촌 지역의 인터넷 보급률을 52%로 늘리고, 전자상거래 규모는를 농업 총생산액의 8%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이미 중국 ICT 플랫폼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인 알리바바의 타오바오(Taobao)와 텐센트 등이 농촌 전자상거래에 뛰어들어 농산물 전자상거래 활성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 중국 절강성 스마트 농업 클라우드 플랫폼(출처=절강성 스마트농업 클라우드 홈페이지)

중국농업부는 국무원의 국가 데이터 공유 플랫폼과 연계해 식량 생산량 현황, 돼지 사육량 예측, 수급 상황 등도 체계화한다. 농업부는 ‘세계 농업 데이터 조사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산물 재배, 축산업, 어업, 국제 농업 등의 현황을 수집한다.

산동성(山東省) 과학기술청은 이미 ‘발해양창’(渤海糧廠) 이라는 사물인터넷 기반 농업 정보 플랫폼을 개발했다. 발해양창은 산동농업대학과 산동성 정부의 협력 하에 우유 생산과 곡물 생산 정보, 병충해 경보 등을 수집하여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단순 데이터 수집 기능뿐만 아니라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기능까지 첨부해 농민들이 농장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절강성 농업청은 빅데이터와 GIS 등의 기술을 결합해 농장 관리와 농기계, 식물보호, 축산업 등과 관련된 스마트 농업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농산물 재배 관리뿐만 아니라 농기계 관리, 농촌 조직과 농업 경영체의 재무 상태 분석 등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절강성은 빅데이터, 로봇 등을 우선 적용하는 ‘과학기술 시범기지’나 ‘공공 서비스 센터’의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 농업 클라우드 플랫폼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중국 농업 당국이 빅데이터 구축에 적극 나서는 저변에는 ‘정보 혜민’(惠民) 정책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인터넷 플러스(인터넷과 제조업, 서비스업 인프라를 결합해 ICT 융합 산업으로 진화시켜 나간다는 개념) 정책을 바탕으로 공공 정보를 민간에 공개하고 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일반인들도 ICT의 혜택을 입을 수 있는 ‘혜민’ 개념을 통해 빅데이터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농촌 빅데이터 확산을 통해 법으로는 농민이지만 도시에서 불법으로 비정규직 노동에 종사하는 농민공(農民工)들도 농업에 매력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농민공 전체 규모를 약 2억명으로 집계했다.  이들 대부분은 600위안(한화 10만 3000원) 이하의 월급을 받으며 도시에서 열악한 삶을 견디다가 법으로 문제가 되면 고향으로 돌아 온다. 이들 농민공들은 직장에서 제공하는 사회보장제도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각종 질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중국 농업부는 정보 혜민 체계 구축을 통해 농민들의 민생 서비스와 관련된 데이터 집적이 이뤄지면 가난한 농민들을 대상으로 복지 정책을 구현하기에도 쉬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농민공들의 소득 수준과 사회 보장 수준에 대한 객관적 파악이 가능해 농촌에서도 맞춤형 복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농촌' 플랫폼(출처=봉황망)

알리바바, 텐센트 등 기업이 구축한 플랫폼과 농업부의 자체 빅데이터 플랫폼 간 호환도 주목해 볼만한 부분이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온라인 몰에 등록된 농가들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6년 기준으로 1311개의 타오바오 ‘촌’(村)이 만들어졌다. 타오바오 촌은 한 지역 안에 타오바오 몰에 등록된 농가가 10% 이상이고, 농산물 전자상거래 규모가 1000만 위안(16억 6600만 원)를 넘는 마을을 뜻한다.

타오바오 덕분에 낙후된 중국 중서부 지역의 농가들도 평균보다 2배 이상의 가격에 농산물을 팔고 있다. 상하이, 산둥, 쑤저우 등 동부 연안 지역은 타오바오 농촌 플랫폼을 중심으로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한 농업계 전문가는 “중국 농촌은 더 이상 개개인에게만 맡겨서는 승산이 나오지 않는 시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최근 도시민들을 중심으로 외국산 친환경 농산물을 사 먹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더  좋은 품질의 투명한 관리가 가능한 중국산 농산물 거래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인터넷 농촌’ 건설과 함께 중서부 농촌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작업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