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포구, 좌판 상인들이 너 나 없이 앉은뱅이 의자를 깔고 앉아 생선 할복으로 분주하다. 고개를 푹 수그린 채로 육중한 도끼 칼을 힘차게 휘두른다. 사철 서늘한 기후, 가파른 경사지로 유명한 강릉 암반대기. 산이고 구릉이고 밭 아닌 곳이 없다. 산허리 경사에서 고랑을 일구는 농사꾼이 소와 씨름하느라 여념이 없다.

도시라고 다를 것 없다. 모든 길이 모니터와 핸드폰 액정을 통해야만 열리는 시대다. 고개 들고 대면하는 건 이제 큰 일이다. 심지어 목이 아파 진료받는 와중에도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대한민국 어느 구석에서도 척추는 무리하고 있다. 바야흐로 척추 혹사시대. 살아 있는 기둥인 척추는 혹사시켜도 묵묵히 일하지만 결국 만만치 않은 대가를 요구한다.

허리를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은 채로 작업을 지속하면 자세유지근육에 과부하가 걸린다. 이런 작업이 쉼 없이 이어지면 척추 주위근이 크게 쇠약, 위축에 빠지고 골반각은 크게 증가한다. 이는 추간판과 척추관절에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하고 반복적인 척추협부 미세골절을 일으켜 척추후만증, 척추분리증, 나아가 전방전위증을 유발한다. 전방전위증은 우리나라 60대 이상 여성 척추협착증의 큰 원인 중 하나다.

일상의 부적절한 자세가 디스크도 만들고 협착증도 만든다. 목이고 허리고 다를 것은 없다.

모두 다 과도한 척추굴곡이 만든 결과다. 그러므로 최소한 쪼그려 앉아 일하는 환경은 피해야만 척추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어쩔 수 없다면 기다란 기구를 이용해 서서 작업하든가 테이블 위에 작업물을 올려놓고 의자에 앉거나 서서 일해야 한다.

하나 더, 바로 서고 바로 앉기를 생활화하자. 먼저 바로 서기. 턱이 돌출되지 않도록 단단히 당겨주고 등과 가슴을 쫙 편 상태로 자신의 키가 가장 커지도록 몸을 잡아 늘리는 느낌으로 서자.

앉을 때는 의자 모서리 끝까지 엉덩이를 밀어넣은 후 의자 높이를 조정한다. 양 발바닥이 밑바닥에 안정적으로 닿게 하되 무릎이 90도 이상 구부러져서는 안 된다. 책상 위에 양 팔을 올렸을 때 팔꿈치가 90도로 구부러져야 적합한 책상 높이다. 마지막으로 의자에 앉아 양 팔을 좌우로 휘저었을 때 손 끝에 걸리는 것이 없도록 책상 위의 집기를 멀리 배치한다. 소위 인체공학적 작업환경이다.

적절한 자세의 중요성은 잘 알면서도 습관화되어 있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그래서 청소년기에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체득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교육 중 하나가 바로 서고 앉기 연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