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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박사의 척추이야기] 디스크, 낫는 병인가?
조성환 강릉 기린병원 원장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10.08  07:36:48
   

40대 회사원 박 씨가 디스크(추간판수핵탈출증)로 진단받은 건 이 주 전으로, 요즘 머릿속이 혼란하다. 십 분만 앉아 있어도 허리가 아파 사무실만 들어서면 좌불안석이다. 이러다 정말 수술까지 가는 건 아닌지, 앞으로 내내 아픈 건 아닌지, 수술해도 재발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디스크 환자가 겪는 대표적인 어려움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에는 디스크가 낫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과연 디스크는 낫지 않는 병일까? 답을 얻기 위해 왜 디스크가 생기는지 먼저 알아보자.

 

선행되는 퇴행성 척추 변화, 디스크 발병의 필요조건

앞서 말한 대로 순수한 외상성 디스크를 제외하고는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가 디스크 발병의 필요조건이다. 수핵과 섬유륜의 탄성이 줄어들어 추간판의 크기가 줄어들고 섬유륜이 늘어지면 척추뼈끼리의 긴밀한 움직임(호상운동, 弧狀, Rocking Movement)이 없어지고 비정상적 움직임(분절불안정, Instability)이 발생한다.

이 시기에는 일상생활의 앉고 서기, 허리 구부리기 등의 가벼운 동작만으로도 섬유륜이 찢어져 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 나아가 시간이 감에 따라 척추뼈 언저리에 골극(비정상 뼈돌기)이 생기고 황색인대와 척추관절돌기가 두터워지면서 이들 모두 신경관을 좁아지게 만들어 척추협착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과도한 척추부하(負荷, Load)뿐 아니라 단순히 나이를 먹어가는 것(노화, Aging)만으로도 촉진되기 때문에 단순노화 또는 퇴행성 변화로 본다. 그 와중에 디스크나 척추협착증이 일어날 수가 있다는 것.

당연한 말이지만 반대로 허리, 허벅지 근육이 튼튼하고 바른 자세로 보호된 척추라면 노화와 퇴행에도 불구하고 아무 증상 없이 지낼 수도 있다. 변화는 있지만 발병하지 않는 사례다.

문제는 평소 부적절한 자세나 운동부족, 또는 잘못된 자세로 지속적인 과부하에 노출되는 척추에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디스크나 협착증이 생기기 쉬울 뿐더러 발병 후 증상이 나아져도 이미 척추에 온 변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불씨를 안고 사는 셈이다.

순수한 외상성 디스크를 제외하고는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로부터 디스크가 출발한다는 것이 디스크의 병태생리에 대한 학계의 일치된 의견이다. 그러니 디스크를 예방하려면 퇴행성 변화를 막든지, 아니면 이미 와 있는 퇴행성 변화가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나이를 먹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 최대한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만이 디스크를 비롯한 척추병증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디스크는 관리하는 병

소위 디스크 환자가 성공적으로 치료되면 요통이나 다리 통증과 같은 급성기 증상이 나아진다. 수핵 이동이나 섬유륜 파열에 따르는 경막외강 염증이 누그러진 결과(악물치료)이고 신경근의 기계적 눌림과 순환장애가 사라진 결과(수술치료)다. 그럼 이제 다 나은 건가?

성인형 당뇨를 예로 살펴보자. 처방을 충실히 따를 경우 혈당은 정상을 되찾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시점에서 치료를 중단하는 의사는 없다. 부적절한 생활습관에 원인이 있었으므로 적절한 식이와 운동, 약물가료를 유지하라고 권고할 것이다.

디스크도 마찬가지다. 급성기에는 수술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통증을 통제하고 손상신경을 치료한다. 수술 여부와 상관없이 급성기 치료 목표가 달성된 후에는 척추건강을 해치는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일정 목표에 도달하면 자가운동을 지도한다. 재발과 협착증 속발을 막기 위해서다.

당뇨를 치유되었다고 진단하지 않고 잘 관리된다고 평가하듯, 디스크도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꾸준한 관리만이 재발 없이 튼튼한 척추를 유지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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