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팔겠다고 한 무기의 극히 일부가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 다음날인 4일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수십억달러 어치의 무기 판매를 승인할 희향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한국과 일본에 아주 정밀한 장비를 상당히 많이 증가한 양 판매를 허용할 것”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백악관은 이 트윗 전에 이미 신속한무기 판매를 승인하기 위한 방법을 검토하라는 내부 지시를 받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억 달러 어치의 무기와 장비판매에 대한 개념적 승인(conceptual approval)을 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개념적 승인이란 정부와 의회의 무기 판매 승인 절차를 앞당기도록 정책 방향을 결정했다는 뜻으로 무기를 신속하게 팔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방산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판매할 무기가 무엇일지를 놓고 추측이 나돌았다.

그런데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이 미국 워싱턴타임스(WT) 보도를 인용해 미국이 한국에는 벙커버스터탄을, 일본에는 장거리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전했다. 워싱턴타임스는 미국 내에서 보수신문으로 통해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 국무부가 현재 한국과 일본에 대한 무기 판매 확대를 검토 중임을 인정했다면서 국무부는 한국과 일본의 정당한 방어수요를 맞출 정책을 한국과 일본 정부와 입안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기사의 대부분은 일본에 대한 무기 판매에 할애됐다. 요미우리신문 보도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미국 정부는 북한의 지하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탄을 포함해서 무기 판매를 검토중이라고 한 점이다. 한국이 살 무기 중 처음으로 언급된 것이다.

북한 김정은을 비롯한 지도부가 유사시 사용할 지하 벙커는 지하 수십m 아래 강화 콘크리트로 보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탄도미사일 지침을 개정해 한국이 개발할 수 있는 탄두중량을 500kg에서 1~2t으로 늘려 지하 관통능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한국군은 최근 벙커 파괴능력을 갖춘 현무 2 미사일 시험을 공개했다.

한국군 또 강화 콘크리트 6m를 뚫고 들어가 벙커를 파괴하는 능력을 갖춘 사거리 500km의 타우러스 KEPD 350 미사일 총 260발을 도입하기로 현재 이를 배치중이며 보잉제 장거리 공대지 정밀 유도탄 슬램-ER도 운용중이다.

요미우리는 ‘벙커버스터탄’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보잉 F-15 K에 장착할 수 있는 관통력이 큰 미국제 벙커버스터 폭탄은 보잉의 슬램-ER, 록히드마틴의 JASSM을 생각해볼 수 있다. 두 미사일 모두 낮설지 않다.

 

공군은 4일 북한의 6차 핵실험 감행에 대한 강력한 경고 차원에서 핵실험 지역에 대한 정밀타격능력을 현시하기 위해 슬램-ER 실사격 훈련을 벌였다.

F-15K에 탑재하는 슬램-ER(AGM-84H/K) 사거리는 270km다. 길이 4.4m,날개 너비 2.2m, 무게 675kg이다. 탄두중량은 227kg이다. 적외선 시커와 데이터링크를 갖추고 자동 표적 획득 시스템도 장착돼 있다. 미군 팩트파일에 따르면 발당 50만달러다.

'슬램-ER'은 초기형인 H형과 개량형인 K형 두 버전이 있는데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가 운용중인 '슬램-ER'은 H버전이다. 한국 공군은 '슬램-ER'을 총 45발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량이 적고 구형이라는 점에서 요미우리가 언급한 벙커버스터 폭탄의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합동참모본부는 2003년 7월 사거리 370㎞ 이상인 JASSM 260발(1차 170발, 2차 90발)을 2012년까지 2038억 원에 구입키로 결정했다가 미국이 수출 승인을 하지 않아 타우러스러 바꿨다. 타우러스는 이 미사일은 길이 4.27m, 날개 너비 2.4m , 총무게 1.02t, 탄두중량은 480kg으로 벙커 관통능력이 있다. 사거리는 500km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군이 170발을 도입하려던 타우러스를 90발 더 도입하기로 한 마당에 한국군이 과연 이보다 못한 미사일을 살지는 의문이다. 북한이 지하 깊숙이 구축한 견고한 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무기인지는 미지수지만 한국의 벙커버스터탄 비축 측면에서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다.

미국 방산매체 디펜스원은 “미국은 자체 비축 무기에서 더 강력한 폭탄과 미사일을 한국에 공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추정했다. 디펜스원은 그것이 무엇인지는 특정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보유한 강력한 재래식 무기를 한국에 팔 수도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일본 집권당 내에선 북한의 미사일 기지 공격을 위해 장거리 공격능력을 갖춘 토마호크 미사일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미국은 판매를 주저해왔다.

일본은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함대공 미사일 방어체계인 이지스 체계의 육상형인 이지스 어쇼어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미국에 도입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일본 육상 자위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을 주장하지만 일보 정부는 이지스어쇼어에 ‘필’이 꽂혀 있다. 1기 당 800억엔 정도 들지만 도입결심을 했다. 일본 전역을 커버하려면 2기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이미 도입한 이지스와 앞으로 도입할 이시즈어쇼어, 그리고 이미 도입한 패트리엇 3 지대공 미사일 방어체계의 사각지대를 사드가 방어할 수 있다는 게 자위대 논리다. 팩3 미사일은 지상 수십 km 내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고 이지스와 이지스어쇼어는 대기권 밖에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사드는 그보다 훨씬 위의 최상층 방어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