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이 예약판매 초반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에 의한 단종으로 브랜드 가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지만, 갤럭시노트8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추세라면 역대급 흥행 예상도 가능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8 예약판매량은 첫날 39만5000대 수준이다. 갤럭시노트7이 10만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무려 4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다만 올 상반기 예약판매 첫날 40만대를 돌파했던 갤럭시S8에는 약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노트 시리즈에 대한 두터운 팬덤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는 10일께 예약판매, 100만대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64GB(109만4500원)와 256GB(125만4000원) 모델 중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256GB을 더 많이 선택한 것도 고무적이다. 첫날 예약자의 35%가 256GB 모델 딥블루씨 모델을 택했기 때문이다.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기며 '다소 비싼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러한 우려는 기우가 되고 있다. 또 예약 구매자의 90%는 25% 할인 선택약정을 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 갤럭시노트8 살펴보는 사람들. 출처=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자신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은 파격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다. 갤럭시노트7 발화 후 갤럭시S8에 이르러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극단적인 베젤리스, 인공지능 빅스비 등을 연이어 공개하며 파격적인 혁명을 보여줬다면 갤럭시노트8은 갤럭시S8에 등장한 강점들을 노트 시리즈에 잘 녹여냈다는 후문이다.

스펙을 보면 모바일 AP는 10나노를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6GB 내장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6.3인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차용해 스타일러스 스마트폰과 패블릿 라인업의 기조를 계승했다. 갤럭시 사상 최초로 듀얼 카메라를 지원한다. 후면에 각각 120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 등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듀얼 카메라 모두에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을 적용했다. 1200만 화소 듀얼픽셀 이미지 센서, F1.7 렌즈의 광각 카메라와 12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에 F2.4 렌즈의 망원 카메라까지 지원된다.

S펜은 펜팁 지름이 0.7mm, 지원하는 필압이 4096 단계로 더욱 진화했다. 물론 인공지능 빅스비와 생체인식, 그리고 덱스 지원도 이어진다.

고동진 사장은 언팩 행사 종료 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갤럭시 노트8의 비전을 확실하게 강조했다. 그는 “상반기에 출시한 갤럭시 S8가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갤럭시 브랜드도 지난해 어려움을 극복하며 놀랄 만큼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어떠한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객을 위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도전을 거듭해 가장 사랑 받는 스마트폰 브랜드로 우뚝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초고화질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 경험이 각광을 받으며 화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갤럭시노트8은 최강의 화질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전문 기관인 미국 디스플레이메이트는 지난달 29일 갤럭시노트8의 디스플레이 화질을 평가한 결과 역대 최고등급인 Excellent A+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주요 평가항목인 밝기, 야외시인성, 색재현력 등에서 갤럭시S8과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디스플레이 성능을 뛰어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디스플레이 최초로 최대 밝기가 1240cd/㎡(칸델라)에 달하며 태양광 아래에서도 화면이 또렷이 보이는 정도인 야외시인성의 경우 갤럭시노트8의 최대 밝기는 1240cd/㎡로 측정되었다. 레이몬드 소네이라 디스플레이메이트 대표는 "삼성의 갤럭시 노트8 의 디스플레이는 가장 뛰어난 최신기술의 플렉시블 OLED"라며 "하드웨어적 성능의 향상뿐 아니라 다양하고 우수한 신기능들도 탑재됐다"고 총평했다.

▲ 갤럭시노트8. 출처=삼성전자

외신도 호평일색이다. 블롬버그테크의 마크구먼은 "삼성의 갤럭시노트8은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해 세련되고 경쟁력이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갤럭시노트8을 구매하는 것은 괜찮은 선택이다”고 말했다. 비록 갤럭시노트8 공개 후 갤럭시S7 발화가 일부 문제가 되기는 했으나, 전체 판도를 바꿀 파괴력은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반기 프리미엄 시장 경쟁도 갤럭시노트8이 무난하게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아이폰8이 공개되는 가운데 갤럭시노트8이 안드로이드 최강의 스마트폰임을 내세워 iOS의 아이폰8과 전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애플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이폰8 무선충전기술은 고속충전을 제공하지 않으며 배터리는 2700mAh에 불과하다. 그 외 스펙으로 봐도 아이폰8이 지금까지 보여준 혁신을 보여주기는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의외로 LG전자의 LG V30이 북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갤럭시노트8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스마트폰 최초 F1.6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Crystal Clear Lens)와 120도 저왜곡 광각을 구현한 차세대 듀얼 카메라, 여기에 누구나 영화 같은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시네 비디오(Cine Video)’ 모드를 비롯해 얇고 가벼운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올레드 풀비전’ 디스플레이로 무장한 LG V30의 저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출처=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똑똑하게 구입하자

갤럭시노트8이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똑똑한 구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단말기 보조금 상한제가 10월 폐지되고, 15일부터 약정할인 25% 인상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약정할인 25% 적용은 한때 통신사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으나 일단 예정대로 진행된다. 갤럭시노트8 첫날 예약자 90%가 25% 약정할인을 선택했듯이, 이는 고객에게 상당히 유리하다. 통신요금과 비례해 할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갤럭시노트8 가격이 100만원을 넘기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말도 나왔으나 일단은 약정할인이 대세다.

보조금을 생각한다면 계산이 더 쉽다. 이도 요금제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편차가 있지만 대리점 현장 보조금 15%를 더하면 최대 3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256GB 모델 기준 125만4000원의 출고가를 고려하면 단숨에 100만원 아래로 가격이 내려가는 셈이다.

그러나 아무리 계산해도 약정할인 적용이 더 유리하다. 최대 요금제를 중심으로 약정할인 25%를 2년 계약으로 전제하면 최대 할인율은 전체 66만원 수준이다. 보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최대 할인금액이 30만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두 배 차이가 난다. 보조금은 제조사와 통신사 모두 부담하지만 약정할인은 통신사만 부담하기 때문에, 갤럭시노트8 출시를 계기로 통신사의 영업이익이 악화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프로모션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256GB 모델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삼성전자는 하만 AKG 블루투스 스피커나 네모닉 프린터를 제공한다. 정가로 구입하면 16만원이 넘는 제품이다. 64GB 모델을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정품 웨어러블 기기와 모바일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는 10만원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또 신규 개통 고객 전원에게 디스플레이 파손 교체 비용 50% 지원(1년 1회)과 유튜브 레드 3개월 무료 이용권 등을 제공한다.

아이폰8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고객들은 아이폰8도 약정할인율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LG전자의 LG V30은 80만원대로 추정된다. 약정할인을 받으면 2년 기준 20만원, 30만원대 구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가격 경쟁으로만 보면 갤럭시노트8의 최대 라이벌은 일단 LG V3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