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농기계 회사인 미국의 존디어(John Deere)가 인공지능 벤처 블루 리버 테크놀로지(Blue River Technology)를 인수한다고  블루 리버 테크놀로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기업으로 농업용 빅데이터 수집과 머신 러닝(기계가 데이터를 받아들이면서 주변 환경을 계속해서 학습하는 기술), 농장 관리를 위한 자동화 기술 등에 특화된 회사다. 존 디어는 3억 500만 달러(한화 3500억 원)에 블루 리버를 인수한 후 기업 내 농업 솔루션 부문과 결합할 계획이라고 미국의 CNBC 방송이 7일 보도했다.

▲ 블루 리버의 '상추로봇'(출처=블루리버 유튜브)

존 디어의 존 메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6일 로보틱스 스타트업 블루리브테크놀러지를 3억5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고 인수는 이달 중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999년 나브콤 테크놀로지(NavCom Technology) 인수 사례를 언급했다. 존디어는 나브콤 테크놀로지의 GPS 기술을 활용해 전통 농기계 회사에서 IT 융합 기업으로 변신했다. 존메이 CIO는 “블루리버 인수합병도 나브콤 인수 사례처럼 역사적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루 리버는 ‘상추 로봇’으로도 유명하다. 이 로봇은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로봇은 카메라로 상추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한 후 필요한 만큼의 제초제를 뿌린다. 블루 리버는 이 기술을 ‘포착 후 살포’(See and Spray) 기능이라고 불렀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사람이 직접 제초제를 뿌릴 때보다 90%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M&A 전문 투자자인 매트 포지오(Matt Porzio)는 존 디어의 블루리버 인수합병에 대해 “과거 농업 분야 투자는 토지에 가치를 두는 부동산 투자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농업의 모든 가치사슬을 하나로 연결하는 수직 통합(vertical integration)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해 지고 있다. 이번 존 디어의 블루리버 인수합병은 빅데이터 기반 자동화, 인공지능 기술 등을 철저하게 내재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이야기했다.

▲ 블루 리버 상추로봇의 '포착 후 살포' 기능(출처=블루리버 유튜브)

존 디어는 2013년부터 애그리테크 전문 기업을 표방하며 전통 농기계 생산 부서 직원들을 대거 정리해고 했다. 지난 2014년 8월 일리노이, 아이오와, 캔자스의 농기구 제조 공장에서 600명을 해고했다. 당시 존디어 측은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 수요에 따라 제조 인력 규모를 계속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농업계 연구기관에 근무하는 한 인사는 “존디어는 블루 리버를 인수하면서 기후, 토양, 식물의 데이터를 아우르는 빅데이터 기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 인사는 “국내 농기계 기업들도 농촌에서 익숙한 브랜드라는 사실에만 기대지 말고 자동화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