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가 ‘약속장소의 메카’로 꼽히는 9번 출구에 버금갈 정도의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이유는 일반적인 번화가와는 다른 분위기를 지닌 연남동으로 가는 출구이기 때문이다. 연남동은 이국적인 인테리어의 카페, 아기자기한 술집, 유니크한 소품숍 등 이색공간이 많아 20~30대 젊은 소비층에게 인기다.

연남동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주목받는 상권이 아니었다. 건너편 홍대입구역에는 골목골목마다 사람이 넘쳐났지만 그에 비해 연남동은 저녁시간대가 되면 유동인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연남동이라는 이름도 그저 연희동 남쪽에 있어서 붙었던 이름이다.

그러던 연남동이 가장 큰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바로 폐철길을 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서울의 도시재생 프로젝트인 ‘경의선 숲길 공원’이 조성되면서부터다. 경의선 숲길은 마포구 연남동에서부터 용산구 효창동까지 이어져 총 6.3㎞에 달하는 길이로 현재 연남동 구간이 가장 길다.

이 공원은 경의선이 지하로 개통되면서 남겨진 지상의 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서울시가 457억을 투입해 2011년 공사에 착수해 5년 만인 2016년 5월 완공됐다. 연남동의 경의선 숲길 공원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빗대 ‘연트럴파크’라는 별칭이 붙었다. 녹지가 부족했던 마포구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며 현재 많은 유동인구가 몰리고 있다.

연남동 주거환경은 아파트 단지, 다세대, 단독주택이 공원 양 옆과 골목 안쪽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골목상권 특성상 주택 저층부를 개조해 상가로 활용한 경우가 많다. 현재 홍대입구역에서 지하철 2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을 한 번에 이용 가능하고 인근 교육시설은 서교초등학교, 경성고등학교, 홍익디자인고등학교, 홍익대학교가 있다.

 

 

마포구에 활력을 주는 연남동 ‘연트럴파크’

동네를 폐허처럼 보이게 하던 폐쇄된 경의선 자리가 길게 이어진 산책로로 바뀌면서 산책로를 사이에 두고 넓게 깔린 잔디, 군데군데 심어진 초목과 잔잔하게 흐르는 인공 시냇물이 ‘연트럴파크’에 들어섰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도심 속의 자연친화적인 공간이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유동인구의 발길을 끌고 있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도심 속 피크닉을 즐기는 친구와 연인을 비롯해 반려견과 함께 분위기 좋은 공원을 산책하는 주민, 인근 맛집을 찾는 인파까지 연남동 연트럴파크 일대는 유동인구가 풍부하다.

연남동 상권은 연트럴파크 시작점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부터 경의중앙선 가좌역까지 이어져 있고 골목마다도 젊은 층을 사로잡는 맛집과 술집이 자리 잡고 있다. 연남동 상권의 특징은 주거용 빌라나 아파트와 상가가 함께 어우러져 있고 전체적인 건물 높이가 낮다는 것이다. 주로 주택을 개조한 소규모 가게와 식당, 카페가 많고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많다.

산책하기 좋은 낮 시간뿐만 아니라 해질 무렵이 되면 유동인구는 더욱 증가한다. 연트럴파크 시작점부터 연남파출소까지는 병맥주를 파는 주류전문매장인 보틀숍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저녁시간대에는 대부분 보틀숍에서 원하는 술을 사서 잔디밭이나 공원 벤치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연남동 유동인구는 주로 10~30대의 젊은 층으로 특히 젊은 여성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소규모 테이크아웃 가게나 키덜트를 노린 아이템 경쟁력 있어

연남동은 연트럴파크를 가운데에 두고 양 옆으로 이국적이고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모여 상권이 형성돼 있다. 연남동 상권 내에 입지 선정 시 기존 주거용 건물의 저층부 일부를 개조해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임대비용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또 공원 주변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작은 테이크아웃 가게를 고려하는 것도 좋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의 장점은 소규모 매장으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임대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인건비 절감에도 탁월하다는 점이다. 연남동에서 주목받고 있는 테이크아웃 아이템은 저렴한 가격의 간단한 안주 메뉴와 더블 핸드 스테이크다.

더블 핸드 스테이크는 요즘 유행하는 콜팝과 같은 디자인의 전용 용기에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 스테이크 등 직접 고른 메뉴를 한 컵에 담아주는 테이크아웃 전문 메뉴다. 원하는 메뉴를 고를 수 있는 특별함과 정해진 공간이 아닌 자유로운 공간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동의 편의성 등이 연남동 상권에 적합해 인기를 끌고 있다. 데이트하는 커플과 동진시장에 방문하는 직장인 등을 타깃으로 주말이나 금요일에는 늦은 시간까지 연장 영업 하는 등 차별화를 두는 것이 창업 시 유리하다.

 

더불어 최근 홍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만화 ‘원피스’ 카페 같이 마니아 층을 노릴 수 있는 이색 카페 또한 연남동 상권에 적합하다. 키덜트와 일반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인테리어 구성과 독특한 메뉴로 승부하는 이색적인 카페들은 소비자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어 강한 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SNS를 활용해 카페 안에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까지 마련한다면 자연스럽게 온라인을 통한 홍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와 메뉴 개발의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정보 수집을 사전에 진행하는 게 좋다.

 

창업 시 경쟁업체와 주위 상권을 충분히 조사해야

최근 교통의 요지 혹은 대형 상권이 아닌, 특유의 문화가 녹아 있는 상권이 새로 부상하고 있다. 젊은 층의 SNS를 통한 정보 교류가 빨라지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현상이란 분석이다.

연남동 상권은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고 입지 또한 뛰어나지만 인근 지역과의 연계성은 상권 규모의 한계점이 있다. 점포 특징은 전형적인 주택형 상가가 주류를 이루고 대부분 소형 점포로 공원 초입 메인동선 3번 출구 A급 점포 1층 33㎡ 기준으로 보증금 2500만~3000만원 선, 월 임대료 200만~250만원 선, 권리금 5000만~6000만원 선이다. 골목 안 점포는 시설에 따라 다르므로 사전에 임대인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A급 점포 1층 33㎡는 보증금 2000만원 선, 월 임대료 150만~200만원 선, 권리금 3000만~4000만원 선으로 무권리금도 있다.

 

이곳에서 오래 전부터 한식전문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해달밥술’ 편경자 사장은 “외지인이 늘면서 상권이 화려해지고 있지만 실제 영업이 잘 되는 곳은 몇 군데 안 된다”며 “임대료 인상으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나타나 원주민은 다른 곳으로 떠나가고 주민들의 불만도 커졌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 세입자들이 크게 이득 보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은데 세탁소나 야채가게처럼 실제 주민의 삶에 필요한 가게들이 빠르게 사라져 업종이 편중되는 것을 규제를 통해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근 상인과 공인중개사 대표는 “이곳은 규모는 작지만 도심 내에 있어 교통과 입지가 좋아 비교적 안정적인 상권인데, 워낙 개성이 강하다 보니 고객들의 취향도 민감한 곳이다”라며 “공원은 데이트 코스로도 많이 찾는데 한번 다녀간 연인들은 만족도가 높아 재방문이 많지만 계절적 요인의 기복이 높아 특히 한겨울과 초봄에는 매출의 편차가 크다”고 말했다. 또한 “직장인 수요가 적어 평일 낮 장사는 약하고 오후부터가 붐빈다. 특히 주말 오후부터가 강세를 보이는데 대부분의 점포들이 손님들로 만원이다”라고 전했다.

 

요즘 소비자들이 감성이나 유행에 민감한 만큼 창업 아이템 선정 시 반짝 아이템보다는 적어도 5년 이상 유행할 만한 아이템을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더라도 어울리지 않는 상권을 선택한다면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창업하려는 상권에 경쟁 업체가 있는지 주위에 어떤 직종이 있는지 충분히 알아보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