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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복위, 개인워크아웃 승인하고도 통장 압류 해제 안해줘신복위 "최대 민원사항" 인정...채권자에 통장압류 해제 강제조항 만들어야
양인정 기자  |  lawyang@econovill.com  |  승인 2017.09.06  17:52:49

채무자가 채무로 통장이 이미 압류됐다면,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 워크아웃을 승인받더라도 통장압류 해제 조치를 받을 수 없다. 통장 압류 해제는 채권자가 알아서 할 사안이라는 입장으로, 개인워크아웃 효력을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통장압류 해제 요청 민원은 신복위 민원중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 채무불이행자인 박모 씨(53세)는 최근 통장에 잇는 돈을 인출하러 은행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도 모르게 통장이 압류돼 예금된 돈 700만원을 인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 것. 이사를 하기 위해 지인이 도와주었던 돈이었다.

박씨는 지난 2004년도에 사업체를 운영하다 약 1억원의 빚과 함께 폐업했다. 이후 본인 명의로 은행거래를 하지 못하고 10년 이상 가족명의의 통장을 사용해야 했다. 박씨는 그동안 소득신고조차 하지 못한 채 일용직과 임시직을 전전했다. 박씨는 이사를 앞두고 지인으로부터 보증금으로 사용할 돈을 도움받기로 하고 은행으로 송금받았으나 통장이 압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씨는 이 돈을 찾기 위해 법원에 가 압류 경위를 확인했다. 박씨의 채권은행 중 한 곳이 박씨 채권을 대부업체에 팔아넘겼고, 채권을 양수한 업체는 2011년 박씨가 사용할 것으로 의심한 은행 6곳의 계좌를 법원 신청을 통해 압류했다.

박씨는 10년 가까이 통장을 사용하지 않은 채 생활해 왔다가 급하게 송금받는 과정에서 이  은행의 계좌번호를 송금자에게 알려줬으나 입금된 돈은 찾을 수 없게 됐다.

박씨 통장은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절차를 밟더라도 압류 해제되지 않는다.

박씨는 이번 참에 채무조정에 나서기로 맘먹고 신복위의 워크아웃에 대한 상담을 받았는데, 총 채무를 8년(96개월) 동안 매월 약 50만원씩 갚아나가는 상환계획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들었다. 하지만 통장압류를 해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소식이었다.

앞서 박씨는 또 변호사로부터 개인회생을 상담받기도 했다. 개인회생 절차에서는 법원으로부터 변제계획안에 대한 검증절차가 모두 끝나야 압류를 해제할 수 있는데 이 기간이 6개월 이상 걸린다는 것이 변호사의 설명이었다. 이사 때문에 당장 급한 처지와는 맞지 않았다.

박 씨는 "신복위에 워크아웃을 신청을 하더라도 통장압류가 해제되지 않고 변제를 위한 소득확인이 어려워 개인회생 조건도 되지 않아, 통장에 압류된 돈을 포기하고 파산신청밖에 길이 없다"고 낙담했다.

   
▲ 출처=신용회복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압류 해제 못하는 신복위 워크아웃...빚은 어떻게 갚으라고

신복위 상담사는 채무조정이 승인되더라도 압류는 해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행 신용회복규약에는 채무자가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경우 앞으로 채무자에 대해 채권추심, 압류, 가압류, 가처분 등 일체의 강제집행신청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면서도, 이미 진행이 완료된 강제집행에 대해서는 중단되도록 노력한다는 규정 뿐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민원중 가장 많이 차지한다"고 말한 뒤 "신복위의 채무조정 계획은 `앞으로 갚겠다`는 것이지, 이미 갚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채권자들 입장에서 압류해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자가 반드시 해제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급여를 받는 통장은 채권자와 협의해 풀어줄 수 있고, 이미 압류된 돈은 채권자에게 송금하는 조건으로 풀어주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압류된 돈을 채권자에 준다는 조건으로 풀어준다는 얘기다.

통장 압류로 경제활동을 제약받으면, 채무자의 채무상환은 잘 이루어질까.

신복위의 설명대로라면 이미 압류된 자영업자는 채무조정이 이뤄지더라도 통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손님들이 점포를 찾아 상품을 구매하고 카드로 결제하더라도 카드매출은 고스란히 압류된다. 사실상 점포운영은 어렵다. 매출이 압류되는 상황에서 채무상환은 어렵다.

이미 급여통장이 압류된 급여소득자도 채무상환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규약에 따르면 급여통장을 반드시 해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사항일 뿐만 아니라. 협약 자체가 법적 강제력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채권자가 해제할 의무가 없다. 안 해주면 그만이다.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김준하 사무처장은 "신복위가 신융회복규약을 고쳐서, 워크아웃 협약시 압류해제 특약을 넣도록 하는 등 채권금융사를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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