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학기업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지난달 31일 합병을 공식 완료하고 지주회사 '다우듀폰'을 출범시켰다. 2015년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을 공식 발표한지 2년 만이다.

1일부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한  '다우듀폰'은   농업, 소재과학,  특수제품 등  세 가지 분야를  18개월 안에 상해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다우듀폰은 농화학, 종자 분야에 집중 투자해 애그리테크 특화 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두 회사 합병으로 회사 시가총액은  1조 300억달러(한화 1560조 원)의 거대 기업이 탄생했다.  국내에서는 공정위가 지난 3월 조건부 승인했다. 

▲ 다우듀퐁의 새 이사회 의장 앤드류 리브리스와 CEO 에드워드 브린(출처=듀퐁 홈페이지)

앤드루 리버리스 다우케미컬 최고경영자(CEO)가 회장을, 에드워드 브린 듀폰 CEO는 통합 법인의 CEO를 각각 맡았다.   앤드류 리브리스 회장은  “시장을 새로 정의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최근 3년 동안 행동주의 투자자로부터 계속해서 사업 부문 분사와 구조조정 압박을 받아 왔다. 사모펀드인 트라이언펀드매니지먼트는 듀폰의 사업 부문 분사가 조직 관리 비용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계속 주장했다.  농업 분야, 석유 화학 분야, 소재 분야를 각각 떼어 놓으라는 주문이었다.

듀폰의 농업부문 연평균 매출은 100억달러(한화 12 조원) 규모였다. 다우케미컬도 농업 부문 연평균 매출이 50억달러(6조원)에 달해 투자자들로부터 농업 부문의 별도 관리를 통한 특화 압박을 받아 왔다.

농업 부문은 앞으로 델라웨어 주 윌밍턴에 본사를 두고 종자 사업, 농기계 사업, 비료 사업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식료품 가공 관련 사업도 농업 부문에 통합됐다.  에드워드 브린 다우듀폰 CEO는  “200여년 간 두 회사가 농업 분야에서 발휘해 온 강점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합병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으로  농업 부문에서는 130억달러(17조원) 규모의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두 회사 합병은 지난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조사로  좌절될 뻔했다. 반독점 조사 당국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두 회사 간 합병이 농업 시장의 독과점과 종자가격 인상을 우려했다.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인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는 당시 “다우케미컬과 듀폰의 합병이 종자, 농약 가격을 올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 중국 국영 기업인 켐차이나가 스위스 종자업체 신젠타를 440억달러(48조 5000억 원)에 인수한 것도 ‘다우듀폰’ 출범의 우려 원인이었다. 농업 시장 구조가 강자들 위주로 변질돼 소규모 사업자들의 연구개발 유인을 좌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앤드류 리브리스 회장은 “ 합병을 통해 연구개발 역량을 높이고 계속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서 종자와 곡물 생산 산업 자체의 파이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다우듀폰 출범이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보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 달라는 이야기다. EU 경쟁당국은 지난 해 12월 조사를 마쳤지만 합병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앤드류 리브리스 회장은 “다우듀폰은 미래 기대 가치가 높은 종자, 농화학부문에 집중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