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년 남았다. 2013년 말이면 전기자동차를 쉽게 볼 수 있게 된다. 국내 완성차업계가 저마다 밝힌 전기차 출시일은 멀지 않았다. 미래 친환경 자동차로 떠오른 전기차. 완성차업계의 전기차 출시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국내 전기자동차하면 현대자동차의 블루온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2010년 9월 9일 청와대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 전기차.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반자동차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 당시 정치권과 업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민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현대차의 전기차는 아직까지 시범운행 중이다. 국산화 되지 않은 몇 개의 부품 개발에 나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감감무소식. 일각에선 현대차는 전기차보다 수소차 개발에 미련을 두고 있어 개발이 안 되는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다.

블루온은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양산차가 아니다. 현대차에서 가장 먼저 시판 예정인 전기차는 기아차가 개발 중인 박스형 소형 전기차 탐이다. 쏘울을 기반으로 한 탐을 올해 말 공개할 예정이다. 사전에 만들어진 블루온에 비춰 봤을 때 한번 충전으로 160Km 이상의 주행과 130Km 이상 속도가 예상된다.

충전시간도 급속충전과 일반충전으로 나눠 적게는 30분에서 많게는 6시간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기아차의 탐을 2013년 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의 블루온은 양산차가 아닌 관공서 납품용으로 2013년 말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다른 완성차업계의 상황은 어떨까.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이 가장 먼저 전기차 양산 시장에 자동차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르노삼성은 지난 9월 26일 제주시에 조성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 SM3 전기차 5대를 지원했다. 현재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 운행 중인 전기차는 40여대 정도.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 차가 투입 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르노삼성은 2012년 5대를 추가로 해 2013년까지 총 10대의 시범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2012년 12월 양산을 목표로 저희가 각종 테스트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SM3 전기차는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플루언스 Z.E.와 같은 모델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적다.

플루언스 Z.E.는 1회 충전으로 160km 주행이 가능하고 최고시속은 135km다. 최고출력 95마력의 전기모터와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일반 전원으로 6~8시간 충전하면 완충되고, 배터리 교환 방식의 ‘퀵 드롭’ 시스템을 이용하면 3분 만에 작업이 끝나는 게 특징이다.

한국GM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전기차 판매가 가능하다. 미국에서 쉐보레 볼트가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에 전기차 운행 인프라가 조성이 되지 않아 시판 일정을 잡고 있지 않을 뿐이다. 한국GM 관계자는 “GM은 전기차 관련 풀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시장이 허락되는 대로 출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볼트의 경우 80Km 운행까지만 전기로 구동되고 이후에 가솔린엔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100% 전기차로 보긴 힘들다. 때문에 100% 전기차라는 전제가 붙었을 때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미래친환경 자동차로 100% 전기 구동이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전기차 분야에서 르노삼성이 가장 앞서 있고 한국GM과 현대차가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모습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