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군함도>로 시작해 <택시운전사>로 끝났다. 개봉 당일 관객 99만명이라는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로 시작한 <군함도>는 손익분기점인 700만 관객에 미치지 못한 흥행 성적으로 조용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이름을 내렸다. 그러나 <택시운전사>는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관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았고 끝내는 올해 첫 1000만 관객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마주한 두 작품에 대해 이처럼 달라진 대중들의 평가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었던 8월의 박스오피스였다. 8월 막바지에는 <청년경찰>, <킬러의 보디가드> 등 유쾌한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으로 올라와 극장가의 분위기를 바꿨다.  

   
그렇다면, 과연 9월의 박스오피스에는 어떤 주목 할 만 한 영화들이 있을까. 

 

<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의 부활”
제작/배급: (주)쇼박스/(주)W픽처스 
개봉: 9월 6일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천만배우’ 설경구가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수의사를 연기한다. 여기에 차가움과 따뜻함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배우 김남길, 영화계 차세대 스타 김설현이 호흡을 맞춘다. 원작이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라 영화와 비교가 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원작과 다른 설정으로 영화가 줄 수 있는 느낌을 잘 살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거듭되는 반전도 이 영화의 묘미다. 

   

<그것> “삐에로는 너를 보고 웃지”
수입/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개봉: 9월 7일 

공포 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이 1980년대에 집필한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 <피의 삐에로>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이후 여러 차례 영화화 시도가 있었으나 실행되지 못하다가 2017년 그것(IT)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개봉 전 유튜브에 공개된 예고편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수많은 공포영화 마니아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사람들을 납치해 잡아먹는 삐에로라는 독특한 설정도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저수지 게임> “주진우 기자의 이명박 추격기”
제작: 프로젝트 부
배급: (주)스마일이엔티
개봉: 9월 7일 

“이명박은 기자인 나에게 신이 주신 선물이다”라고 말 할 정도로 자타공인 이명박 비리 전문가인 <시사인> 주진우 기자의 취재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누구나 짐작은 하고 있지만, 아무도 말 못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와 연관된 ‘검은 돈’을 찾기 위해 국내 각지와 해외를 넘나들며 그 돈과 관련된 연결고리의 실체를 추적해온 주진우 기자의 5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혹자들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명박이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는지 알게 된다고 말한다. 과연 ‘저수지’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메리칸 메이드> “오빠가 돌아왔다” 
수입/배급: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개봉: 9월 14일 

불가능한 미션이 없는 ‘톰 크루즈’ 형님이 액션 영화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정보기관 요원이 아닌 민항기 파일럿이다. CIA 요원과의 인연으로 무기 밀반출에 손을 대며 일확천금을 얻게 되는 파일럿 ‘배리 씰(톰 크루즈)’이 더 큰 한몫을 잡기 위해 백악관과 세계최대 마약 조직이 연결된 범죄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영화의 내용이다. 불가능을 늘 가능으로 바꿔놓았던 톰 형님은 과연 이번에도 자신의 바람대로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제작: 제이오 엔터테인먼트
배급: 커넥트 픽쳐스
개봉: 9월 14일

2016년 개봉한 영화 <귀향> 제작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해 만든 다큐멘터리다.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가 이뤄지지 않은 채 피해자 할머니들은 한 두 분씩 세상을 떠나간다. 그 가운데 지난 정권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동의 없이 일본 정부와 ‘위안부 합의’를 맺으면서 할머니들의 마음에 또 한번 못을 박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의 염원을 담은 영화.  

 

<몬스터 콜> “상처를 마주함으로 다시 만나는 희망”  
수입/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 9월 14일

엄마의 죽음을 앞두고 삶의 모든 희망을 잃어가는 소년 ‘코너’에게 어느 날 상상 속의 존재인 ‘몬스터’가 찾아온다. 코너는 몬스터와의 만남을 통해 그간 외면해 온 마음 깊은 곳에 있던 자신의 상처들을 다시 발견하고, 이를 극복하면서 점점 성장한다. 코너 역의 아역 배우 ‘루이스 맥더겔’의 감성 넘치는 열연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련하게 만든다. 리암 니슨, 시고니 위버 등 헐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도 이 영화의 감상포인트.   

  

<스파이 게임> “긴장감 넘치는 전형적(?) 첩보 액션”
수입: 와이즈앤와이드 엔터테인먼트(주)
배급: 메가박스(주)플러스엠
개봉: 9월 14일

CIA, 테러단체, 음모와 배신, 로맨스 등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첩보액션 영화의 공식들을 두루 갖춘 영화. 제목에서부터 느낌이 딱 오는. 그런 영화. CIA 유럽지부장 밥 헌터(존 말코비치)는 과격파 테러리스트 단체가 런던에 생화학 바이러스 테러를 준비 중이라는 계획을 입수하고 실력파 요원 앨리스 라신(누미 라파스)을 임무에 투입한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 CIA 내부에는 스파이가 있고, 주인공은 스파이를 색출해내면서 임무도 완수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스케일 되는’ 미국식 첩보영화를 즐기는 이들에게 강추.  

 

<남한산성> “역사 속 아픔을 대하는 또 하나의 시선”
제작: (주)싸이런 픽쳐스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 9월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청나라의 대군이 공격해오자 임금과 조정은 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다. 절대적인 군사적 열세 속 청군에 완전히 포위된 상황에서 대신들의 의견은 첨예하게 맞선다. 나라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청나라와 화친해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오랑캐와 끝까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그 사이에서 ‘인조’(박해일)의 고민은 점점 깊어진다. 우리 역사 속 아픔인 ‘삼전도의 굴욕’ 사건을 조명한 대하드라마. 이병헌-김윤석-박해일-고수-박희순으로 이어지는 어벤져스급 출연진만으로도 일단 ‘먹고 들어가는’게 있다.   

 

<킹스맨 2: 골든서클> “영화 내용보다 해리의 부활이 더 궁금한...?”  

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개봉: 9월 27일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대사, 그리고 기능성 장우산의 유행을 만든 첩보 영화 <킹스맨>이 2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시원시원한 액션과 남성들의 멋이 넘쳤던 전편에 열광한 킹스맨 마니아들은 이 영화의 속편을 학수고대해왔다. 특히 마니아들은 전편에서 목숨을 잃은 킹스맨 요원 해리(콜린 퍼스)를 가장 아쉬워했는데, 2편 예고편 영상에는 안대를 하고 있는 해리가 등장했다. 어차피 영화 내용은 ‘뻔’하다. 전편에서 그랬듯 악당들을 소탕하는 킹스맨 그리고 형제 조직 스테이트맨의 활약일 것이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해리는 어떻게 살아났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