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포기한 동네에서 강남 재건축 핵으로 떠올랐다" .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가 지난달 31일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힌 직후 나온 시장의 평가다.  개포주공6단지는  지상 15층 1060가구, 7단지는 지상 15층 900가구 등 2개 단지를 합쳐 1960가구인데 이번 정비계획안 수정가결로  최고 35층 규모 2994가구로 재건축한다. 이로써 개포동 주공 1~7단지 모두 재건축을 하게 됐다.

이 때문에  강남구 개포지구는 ‘신도시급’ 신규 아파트촌으로 변신할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8.2대책 이후 잠잠해진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1980년대 초 정부의 주택 500만호 건설 정책의 하나로 개발된 개포지구는 정부가 공급한 개포주공 1~7단지, 개포시영아파트 등 수만 세대의 저층 서민 아파트들이 슬럼화를 겪으며 한 때 '개도 포기한 동네'라는 오명을 얻었다.

그러나 그것은 옛말이 됐다.  지난해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가장 화제가 된 단지는 개포 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스'였다. 현대건설이 최초의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붙여 분양한 이 단지의 분양가는 당초 3.3㎡당 5000만원대로 책정됐다. 고분양가 논란이 거세지고 정부가 수차례 분양 승인을 거부하면서 결국 평균 4137만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됐지만 시장의 관심이 더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8.2대책 이후 찾아온 가을 성수기, 개포지역에도 분양이 예정돼 있다. 1984년 6월 입주한 1970가구로 구성된 개포시영아파트는 31개동 35층, 2296가구의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로 재탄생한다. 일반분양 물량은 220가구에 불과해 희소성이 대단히 높다.

이 단지는 삼성물산이 개포지구에 세 번째로 짓는 재건축 아파트다. 개포지구 첫 래미안 단지인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평균 33.6대 1의 청약경쟁률로 계약 7일 만에 완판됐고, 이후 나온 ‘래미안 루체하임’은 평균 45대 1의 경쟁률로 계약 5일 만에 분양이 완료되는 등 성공을 거둬왔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예정대로 이달 분양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에 일반분양분은 200여세대에 불과해 분양 성적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원래는 지난해 8월 분양해 최고가를 기록한 디에이치 아너힐즈 매매가의 110% 수준에서 정해질 것이라던 이 단지의 분양가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1일 견본주택을 연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신반포 센트럴자이’도 예상보다 분양가를 낮춰야 했다. 시장에서는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최대 47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부의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견제의지가 드러난 8.2 대책 발표 이후 조합은 3.3㎡당 평균 분양가를 4250만원 수준에서 책정했다.

▲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윤희기자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잠원동 신반포한신6차 재건축 단지로, 입지 면에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단지라는 면에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의 분양가도 조정죌 가능성이 높다.

개포동 G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까지 조직해서 일반 분양가가 떨어지는 것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만 신반포 센트럴자이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8.2대책 이전에 개포시영 아파트가 매우 활발하게 거래되던 상황에서 조합 측은 디에이치 아너힐스의 평균 분양가 4137만원의 110%인 4550만원에서 최대 4700만원대까지 기대한 상황이지만 현재는 4300만원대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시영 아파트의 경우 8.2대책 이후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가 불가능해지면서 거래가 끊겼다. 개포주공 1단지의 장기 보유한 원주민의 매물은 거래가 가능하지만 이 또한 거래가 실종된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신반포 센트럴자이가 '로또 분양' 논란이 있는 것처럼 이 아파트도 200여세대 밖에 없는 점, 분양가가 예상보다 낮아진 점 등으로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아파트가 될 것이다. 수백대 1의 경쟁률을 예측한다"고 말했다. 

개포 재건축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기준 개포주공 2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가 13억원대, 개포주공 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는 14억원대에 성공적으로 분양 된 후 프리미엄(웃돈)이 3억원 가량 붙은 만큼 투자자의 입맛을 당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개포동에서 강남 최초의 평당 1억원 재건축 아파트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부동산114의 7월말 집계 기준 강남구의 1㎡당 시세는 1140만원이지만 개포동의 평균 시세는 1520만원으로 크게 웃돈다. 강남 지역에서도 가장 부촌으로 꼽히는 압구정동의 평균 시세 1512만원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