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협회 측이 제공한 성명서(출처=전국한우협회)

농협중앙회 조합장을 겸직하고있는 임원들이 이중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소속 협회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농협중앙회 소속 전국한우협회는 30일 성명서를 내고 "농협중앙회 이사(총 25명)가운데 조합장을 겸직하고 있는 17명이 각 조합에서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면서 농협중앙회 이사 수당으로 4~500만원을 받고 있다"며 "이미 조합장으로 급여를 받으면서 중앙회 이사 수당까지 중복해 받는 것은 이중 급여인만큼 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농협은 근본 목적이 농업인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제공하는 것인데,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꿈꾼다고 하면서 이사들에게 연간 5000만원에 달하는 수당을 추가로 주는 것인가”라며 "농민들은 연간 5000만원 소득을 얻기위해 150두, 논농사 5만평 이상을 지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임원들에 대한 예우를 놓고 이 같은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7월 퇴직 임원들이 월 500만원(전무, 대표 300만원)을 받고 차량과 기사까지 제공받는 ‘퇴직임원 예우제도’를 도입하려 했으나 농업계 반발로 취소한 바 있다.

한우협회의 한 관계자는 “농업계가 투명성과 공정성,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마당에 중앙회 이사들이 과도한 복지를 누리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만 하다"며 "과연 조합장 이사들이 진정성있게 농협 발전을 위해 노력했는지 자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한우협의회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잘못된 관행이라고 인정하기보다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농협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기자의 반론 요청에 대해 "이사들에게 회의 참석 시 거마비 정도 준 것인데 한우협회가 복잡한 이해관계를 농협중앙회와 갈등으로 비화시키고 있다"며 "침소봉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19대 국회 당시 김우남 국회의원이 최원병 당시 농협중앙회장에게 조합장 겸직 이사들의 과도한 수당 지급을 지적한 내용(출처=국회 농해수위 소위원회 기록)

그러나 한우협회 관계자는 "2012년 19대 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 당시 김영록 국회의원(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협중앙회 이사들의 과도한 급여수령에 대해 지적한바 있다"며 "국회의 지적에 따라 2014년부터 농협 조합장을 겸직한 이사들은 월 400만원에서 월 300만원으로 급여(이사 재직으로 인한 급여)가 축소됐지만 3년 후인 올해 1월부터 다시 월 400만원씩 지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19대 국회 당시 김우남 국회의원(당시 민주당소속)은 최원병 당시 농협중앙회장에게 질의하면서 "조합장들이 (이사를 겸직하며) 평균 보수가 6900만원이다. 월 활동수당 400만원(연간 4800만원), 1회 회의 수당 50만원(연간 18회, 연간 900만원), 특별활동수당(연간) 1200만원을 지급받는다"며 "이사를 겸직한 조합장들의 과도한 지급에 대해 지적한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중앙회 이사 중에는 2014년 당시 경기도 친환경 급식 비리 문제가 됐던 경기친환경조합공동사업법인 이사장 출신이 아직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