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젠하이저 모멘텀 M2 IEBT vs 젠하이저 CX 7.00BT - 넥밴드 무선 이어폰 데스매치

모멘텀 M2 IEBT "나란 녀석, 태어나자마자 상 받은 이어폰"

안녕, 난 모멘텀 인이어 와이어리스 M2 IEBT. 풀네임이 좀 어렵지? 인정해. 젠하이저 넥밴드형 무선 이어폰이야. 한국엔 8월에 온 신상이지. 젠하이저? 다들 들어는 봤을 거야. 7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음향기기 브랜드지. 유럽 헤드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야.

난 젠하이저 모멘텀 시리즈 막내야. 태어나자마자 큰 상을 받아서 젠하이저 자랑거리가 됐지. 유럽영상음향협회(EISA) 어워드 2017-2018에서 올해 최고 무선 이어폰으로 선정됐지. 아직 얼떨떨해. 여기저기에서 축하받고 다니고 있어. 이럴 때일수록 겸손해야 한다고 매일 다짐한다는.

▲ 사진=노연주 기자

요즘 넥밴드형 이어폰이 많이 나오는 건 잘 알고 있어. 그렇다고 다 똑같은 제품은 아니지. 스피커도 억대 하이엔드 제품부터 몇만원이면 사는 ‘저렴이’도 있잖아. 내겐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보단 ‘프리미엄’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 나름 고급진 물건이라고.

겉모습부터 볼래? 레드와 블랙 투톤 디자인이지. 블랙 베이스에 레드로 중간중간 포인트를 줘 강렬한 이미지야. 이어피스는 미러크롬으로 도장해 반짝반짝 고급스런 빛을 내지. 하이라이트는 넥밴드야. 목에 닿는 부분 소재가 부드러운 나파 양가죽이지. 보기에도 멋지고, 착용감도 좋고. 가죽에 빨간 스티치는 포인트.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소리? 당연히 중요하지. 내 생각에 사람들은 무선 이어폰 사운드를 신뢰하지 않아. 난 다르지. 탈(脫) 무선급이라 웬만한 유선 이어폰에 뒤지지 않을 듯. 모멘텀 시리즈가 내는 소리를 사람들은 이미 기억하고 있어. 강력한 베이스, 섬세한 보컬, 뛰어난 공간감. 3박자가 맞아떨어진다는.

귀에 깊숙이 박히는 인이어 타입이라 주변 소음을 막아내는 데 유리할 거야. 솔직히 출퇴근길에 주변이 시끄러워 음악소리 잘 안 들리잖아? 난 하이파이 사운드를 소음으로부터 어느 정도 지켜낼 수 있지. 노이즈 캔슬링 제품만큼은 아니겠지만.

▲ 사진=노연주 기자

블루투스 무선 연결? 어렵지 않아. 별도 프로그램을 깔지 않아도 바로 연결 가능해. NFC 기술로 원터치로 연결할 수도 있고. 폴리카보네이트 컴포넌트로 충격에 강하다는 점도 기억해줘. 패키지에 하드 케이스가 있어 안전하게 보관할 수도 있고.

CX 7.00BT 인이어 와이어리스? 내가 아끼는 친구야. 좋은 제품이란 건 인정해. 다만 나랑 비슷한 시기에 나와 묻히는 느낌이라 마음이 좋지 않더군. 디자인이든 기능이든 디테일을 보면 적어도 한 단계씩은 내가 앞서는 느낌이랄까. 예컨대 CX 7.00BT엔 넥밴드 진동 알림 기능이 없어 불편해. 이 친구보단 내가 젠하이저의 명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어폰 아닐지.

 

CX 7.00BT "넥밴드 이어폰, 누가 아재 물건이래?"

겸손? 안 겸손 같은데. 나랑 모멘텀을 가격대 고려 없이 단순 비교하면 불공평하지 않아? 우린 근 10만원 차이가 나는 물건인데. 정가로 따지면 내가 19만7000원, 모멘텀이 27만9000원이거든. 무슨 이어폰이 30만원 돈인지 나로선 이해할 수가 없네.

기능이 조금 차이나는 건 맞아. 난 모멘텀처럼 몸을 부르르 떨며 알림을 전해주는 일 같은 건 못하거든. 대신 동일성에 주목해야 해. 이토록 가격 차이가 나는데 스펙과 기능 면에서 우리 둘은 닮은 점이 많거든. 가성비가 내가 더 뛰어나단 얘기지.

▲ 사진=노연주 기자

일단 블루투스 4.1, 퀄컴 apt-X와 같은 기술을 활용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는 점이 같아. 배터리 충전시간과 재생시간도 동일하고. 2대 기기에 연결할 수 있다는 부분이라든지 NFC 터치 연결을 지원하는 것도 똑같아. 3버튼 리모트와 음성 마이크 기능 역시도. 패키지에 4가지 크기 인이어버드 어댑터가 포함된다는 사실도 마찬가지고. 녀석, 표정이 잔뜩 어두워지겠군.

생긴 것도 닮았다고? 그건 인정 못해. 넥밴드 타입이란 점이 같지만 디자인 디테일이 다르지. 전반적인 인상이 내가 조금 더 젊지 않아? 소재든 색 배합이든. 모멘텀은 신제품 주제에 애늙은이 같지. 넥밴드형 이어폰이 사실은 ‘아재’ 아이템이잖아? 모멘텀은 이런 편견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 아닐지. 나 정도면 어린 친구들한테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나의 넥밴드 왼편에 박힌 젠하이저 로고가 디자인을 완성시켜줘. 이 부분이 모멘텀은 텅 비어있어 허전한 느낌을 주지. 모멘텀은 이어버드가 길쭉해 착용했을 때 귀에 뿔이 난 느낌이라면 난 귓속으로 쏙 숨을 수 있어 깔끔해. 하드 케이스? 튼튼하겠지만 괜히 자리 차지하는 건 아닌지. 난 주머니 파우치와 한 세트야.

소리? 젠하이저 명성에 누가 될 정도는 아니니까 걱정 마. 모멘텀과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사운드 데이터가 전해지니까 소리가 큰 차이는 없을 거야. 황금귀가 아닌 이상 의미 없는 차이 아닐지. 어디 오프라인에서 우리 둘을 만나 직접 청음해보는 게 어때?

나도 물론 저렴한 가격은 아니야. 그래도 음향기기 덕후가 아닌 이상 20만원이 심리적 마지노선 아닐까? 번들 이어폰보단 뛰어난 제품을 손에 넣고 싶을 때 지불할 수 있는 최대치 말이야. 금수저는 제외. 요약하자면 모멘텀은 나보다 뛰어난 부분보다 비슷한 구석이 많은 친구지. 내 소개를 다시 할게. 가성비의 CX 7.00BT라고 불러줘.

▶나의 인생템 인벤토리 [플레이G 페이스북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