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B2B 급식 서비스인 캐터윙스(Caterwings)가 조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쇠고기 안심 1㎏ 가격은 홍콩(71.70달러), 스위스(63.13달러), 노르웨이(58.91달러), 대한민국(57.72달러) 순으로 높다. 일본(56.18달러), 스웨덴(55.49달러), 독일(45.99달러), 뉴질랜드(43.33달러), 영국(40.55달러), 미국(38.48달러), 중국(33.60달러) 등과 비교된다. 지난해 미국의 쇠고기 수출량 통계를 보면 국내에 수출한 양이 17만9289톤으로 거래액이 10억5900만달러어치다. 거래액 기준으론 일본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호주에서 수출한 물량도 18만톤으로 12억6060달러 규모다. 2016년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15.51㎏으로 홍콩(51.85㎏)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올 여름 전 세계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뒤덮였다고 한다. <신화통신> 기사에 의하면 중국인 해외관광객 수가 거의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 분석에 의하면 올해 들어 미국의 백화점 매출이나 관광산업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반해 유럽에선 중국 관광객이 증가하고 고가 브랜드 사치품 매출도 7~9% 정도로 증가했다고 한다. 중국인의 수입은 구매력 기준 인당 GDP(ppp)가 지난해 말 기준 1만5543달러다. 동해안 공업지역인 톈진(3만3290달러), 베이징(3만2995달러), 상하이(3만2684달러) 등의 구매력은 올 들어 7월 말 현재 제주도(3만3726달러), 대전(3만3557달러), 대구(3만3555달러) 수준에 이른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연 6.7% 정도이므로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빠르게 한국인 상위 도시 수준으로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이 증가하면 육류 섭취량이 증가한다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면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부분은 해외관광, 명품구매 이외에 육류 섭취량이다.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 연구관인 콤브리(P. Combris) 등은 국제식량기구의 183개국 자료를 이용해서 1961년에서 2011년까지 50년간 단백질 소비량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단백질 소비량이 인당 61g에서 80g으로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식단에 고기가 더 자주 올랐기 때문이다. 육류 소비량으로는 인당 1년 동안 23.1㎏에서 2011년 42.2㎏으로 증가했다. 저자들은 육류 소비량과 인당 GDP의 상관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증명하듯이 중국인의 육류 소비량이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돼지고기는 세계 최대 소비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중국이 공급한다. 닭고기 소비량은 미국에 이어 2위이다. OECD 자료에 의하면 중국이 전 세계 육류 소비량의 28%를 점유한다. 중국 내 돼지고기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 규모의 두 배이다. 닭고기 소비량은 1200만톤으로 미국과 비슷하다. 물론 인당 소비량으로 비교하면 미국이 4배 정도 많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쇠고기 소비량은 지난 5년 동안 10% 이상 증가했지만 닭고기와 돼지고기 소비량은 감소했다. 소득이 증가할수록 소비패턴이 돼지고기와 닭고기에서 쇠고기 쪽으로 비중이 옮겨가고 있다. 지방이 많은 돼지고기보다 쇠고기를 선호하면서 지난 2012년 이후 쇠고기 수입량이 급속히 증가해 유럽, 한국, 일본을 압도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 Department of Agriculture)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쇠고기 수요가 800만톤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내 생산량은 700만톤에 불과해서 100만톤 정도 수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금까지는 중국 내에서 육류생산증가로 소비량 증가를 충당해 왔지만 중국 내 생산량이 한계에 부딪혀서 수입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농무성은 중국의 쇠고기 수요가 수년 내에 10~15%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광우병 사태 이후 중단되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

 

중국의 신세대는 선진국 소비패턴을 갖는다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2016년 기준으로 세계 중산층 인구가 32억명인데 7년 후인 2022년이 되면 42억명, 그리고 2028년이면 52억명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향후 7년 동안 중국에서 3.5억명, 인도에서 3.8억명, 그리고 동남아시아 등 나머지 아시아 지역에서 2.1억명이 증가한다고 한다. 아시아 국가별로 식단이 약간 서로 다를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경향은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본다. 신흥 중산층은 도시 거주자로 입맛이 서구화된 밀레니엄 세대가 중심이다. 식단은 전분에서 동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 쪽으로 전환되고 있다. 앞으론 아시아인들도 서구인들이 꺼리는 소꼬리, 잡뼈, 사골, 닭다리, 생선 머리 등 저가 부자재 육류 대신 소고기 안심이나 등심과 같은 고급육류를 찾게 된다고 본다. 특히 어릴 적부터 귀하게 자란 밀레니엄 중산층 세대가 등장하면서 서구 선진국의 소비패턴과 유사한 형태로 바뀌게 된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누구나 품질 좋고 건강한 식품을 선택하게 된다. 전 세계 중산층은 모두 치즈를 즐기고 신선한 우유를 마시려 할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제 중간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해외 유통업자로부터 직접 쇠고기 제품을 사들이고 있다. 인터넷 슈퍼마켓 Tmall, jd, yhd 등을 통해 전자상거래로 구매하고 있다. 2014년 ‘독신자의 날’(11월 11일)엔 캐나다산 바닷가재가 하루 동안에 9만 마리나 팔렸다. 바닷가재는 캐나다에서 중국인 가정까지 72시간 안에 배달되었다. 쇠고기를 판매하는 캐나다 회사는 마이크로 블로깅 사이트인 웨이보(Weibo)와 인스턴트 메시징 위쳇(WeChat) 및 기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과 견고한 온라인 친구관계를 맺고 있다. 도매업체들은 온라인 도매사이트인 어리파파(1688.com), 식품온라인쇼핑 COFCO 등을 통해서 구매한다. 일부 예측에 따르면 2020년까지 온라인 판매는 소매 판매량의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신선 식품의 온라인 판매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몇 년 안에 중국인들은 거의 50만톤의 쇠고기를 온라인으로 구매하게 된다. 세계 최대 온라인 식품 시장이 중국에 퍼져 있다.

 

미래는 스마트 정밀축산기술로

세계는 2017년에 쇠고기는 6132만톤, 돼지고기는 1억1100만톤, 그리고 닭고기는 9045만톤, 총 2억6278만톤의 육류를 생산할 것으로 관련 식자재 전문지는 전망한다. 전년 대비 1.76% 증가한 역사상 최고 물량이다. 급증하는 육류소비에 대응하기 위해선 전 세계 축산업자들이 가축 생산량을 늘리지 않을 수 없다. 축산업자들이 공통으로 관심을 갖는 부문은 스마트 정밀축산기술이다. 바람직한 축산기술은 보다 생산적인 동물 번식기술, 사료섭취량을 줄이면서 더 많은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술, 분뇨의 퇴비화 기술, 항생제를 줄이는 가축건강관리 기술, 목초지 품종개량 및 사료개선 기술 등이다. 축사에 설치된 각종 센서들을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를 기초로 가축의 질병과 사료관리 그리고 축사환경관리를 자동화해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스마트 정밀축산기술이라 부른다.

가축 사육환경 개선을 통한 동물 복지를 강조하지만 축산기술의 핵심은 생산량 증대에 있다. 축사의 환경개선기술과 함께 유전학적 관점에서 가축의 번식과 품종개선이 중요한 과제이다. 육종은 가축의 성장속도, 계란생산, 고기품질, 질병저항, 우유생산 등의 바람직한 형질이 미래 세대에서도 유지되도록 우수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동물들만을 선택적으로 교배시키는 방법이다. 미래엔 유전자 조작에 의해서도 형질전환이 시도될 수 있다. 식물에선 이런 기술들이 이미 실용화되었지만 동물에선 아직 초기 단계인 기술이다.

가축생산량 증대는 가축의 영양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가축 사료에 첨가되는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등 영양소가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동물사료 첨가제에 관한 산업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2022년까지 동물사료첨가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육질을 생산하려면 질병을 예방하고 적절한 신진대사작용 및 피로 방지가 필요하고 사료에 첨가된 필수 아미노산 등이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육류 수요가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머지않아 세계시장에서 고품질 쇠고기를 비롯한 낙농제품의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산 축산물의 품질과 생산량을 높이고 생산원가를 낮추는 스마트 정밀축산기술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농촌진흥청은 ‘가축 생산성 30% 향상, 노동력 25% 절감, 농가 보급률 3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는 한국형 ‘축산 스마트 팜’ 기술을 10년 안에 개발한다고 작년에 착수했다. 너무 목표와 기간이 느슨하다. 축산업은 소중한 미래 먹거리산업이다. 국내의 모든 가축생산농장들이 생명과학 기술과 사물인터넷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첨단산업기지로 빠르게 바뀔 수 있도록 정부의 과감한 정책과 지원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