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속에는 약 100조 이상의 장내 미생물이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이 균형이 깨지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 염증성 장질환, 비만,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장내 세균이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만큼  장내 세균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장내 세균 부재…‘불안’ 관여하는 뇌 유전자에 영향 미쳐

최근 아일랜드 코크 대학 연구팀은 장내 세균과 불안증간 연관성이 있다고 학술 저널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을 통해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쥐를 대상으로 장내 세균이 없는 환경에서 길러진 쥐가 불안증과 우울증, 사교장애, 인지기능부전 증상이 생길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제라드 클라크 박사(Dr Gerard Clarke)는 “장내 세균이 불안·우울증 등 뇌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마이크로알엔에이(microRNAs(miRNAs))’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장내 세균이 없는 쥐의 장에 세균을 투여한 결과, 변형된 miRNAs 유전자가 일부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는 miRNAS의 적절한 조절을 위해서는 건강한 세균 배양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클라크 박사는 “이번 연구는 뇌에서 miRNA를 조절하기 어려운 정신 질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내 세균 치료하면 자폐증 증상 개선

장내 세균은 자폐증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와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등 4개 대학 공동 연구팀이 올해 초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장내 세균을 치료하는 방법을 통해 자폐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7~16세의 자폐증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약 10주간 항생제와 장내 세척, 대변 장내 세균 이식 등을 했다. 대변 장내세균 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변에서 추출한 장내 세균을 캡슐이나 관장의 형태로 환자에게 주입해 환자 장내 세균의 균형 등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연구결과, 자폐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소화기계 증상이 평균 80% 개선됐으며 사회성 기술, 수면 습관에서 20~25%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제임스 애덤스교수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1상 임상 시험은 완료했지만, 이 치료법을 권고하거나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서는 2상·3상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위약 대조 시험을 통한 지속적인 연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