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갤럭시노트8을 공개했다.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7이 단종된 후 올해 상반기 갤럭시S8을 통해 명예회복에 성공했으나 완전한 부활을 위해서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성공이 절실하다. 그래서일까. 삼성전자는 하반기 애플 아이폰8, LG전자 LG V30과의 치열한 전쟁을 앞둔 상태에서 파격적 혁신보다 안정과 진화를 택했다.

▲ 고동진 사장. 출처=삼성전자

공개된 갤럭시노트8의 스펙은 당연히 최고수준이다. 모바일 AP는 10나노에 달하며 6GB 내장 메모리를 탑재했다. 6.3인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차용해 스타일러스 스마트폰과 패블릿 라인업의 기조를 계승했으며 갤럭시 사상 최초로 듀얼 카메라를 지원한다. S펜은 펜팁 지름이 0.7mm, 지원하는 필압이 4096 단계로 더욱 진화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갤럭시S8을 통해 보여줬던 파괴적 혁신은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갤럭시S8은 인피티니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빅스비, 덱스, 극단적인 베젤리스 디자인 등으로 스마트폰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갤럭시노트8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듀얼 카메라가 최초로 지원된 것이 특기할만한 변화다. 또 디스플레이가 6.3인치까지 커진 것과 그립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갤럭시S8과의 차이점이다. 이 외에는 S펜의 라이브 메시지, 멀티 태스킹이 지원되는 앱 페어 등 소프트웨어 기능이 추가되었다. 빅스비는 일단 빅스비 보이스를 중심으로 200개 나라에서 사용되는 것이 고무적인 발전이나, 이는 갤럭시노트8 공개 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 갤럭시노트8. 출처=삼성전자

결론적으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을 통해 파괴적 혁신이라는 모험에 나서는 대신 S펜을 중심으로 스타일러스 스마트폰, 또 패블릿 기조를 강조하며 기본사양의 극대화를 통한 '기본기'에 충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안정과 진화다.

다만 큰 모험이 보이지 않는 갤럭시노트8이라고 해도 전망은 밝다. 최대 경쟁자인 애플의 아이폰8이 소프트웨어 버그 문제와 부품 수급 등으로 출시 일정이 불투명해졌고, 국내 시장에서는 다음달부터 약정할인율 25% 인상과 보조금 상한제 폐지 등 일종의 호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스펙 자체는 최고인 갤럭시노트8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순조로운 행보를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갤럭시노트8은 9월15일 정식 출시되며 미드나이트 블랙, 오키드 그레이, 메이플 골드, 딥 씨 블루 등 총 4가지 색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