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에 이어 바이러스에 오염된 소시지로 유럽이 불안에  떨고 있다.

영국 공공보건국과 식품기준국이 최근 유럽산 돼지고기로 인한 ‘E형 바이러스 간염’과 관련된 조사를 한 결과 한 해에 15만명에서 20만명 가량의 영국인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The Times) 에 따르면 바이러스 확산의 주된 원인은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수입된 소시지다. 영국 공공보건국 관계자에 따르면 영국산 돼지에서는 E형 바이러스가 검출되지는 않았다.

▲ 영국 옥스포드 커버드 마켓에 진열된 소시지(출처=http://blog.daum.net/dawnchorus/5718688)

감염된 환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E형 간염 바이러스’의 영국 내 진원지는 대표적인 유통 채널인 테스코(Tesco)였다. 이 기업은 2011년에도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지목됐지만 신원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영국 공공보건국 국가방역처의 리처드 테더(Richard Tedder) 교수와 벤구 사이드(Bengu Said) 박사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한 해에 15만명에서 20만명의 영국인이 E형 감염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공공보건국이 감염자들의 혈액을 채취해 본 후 도출한 시뮬레이션 결과다.

▲ 영국 공공보건국의 리처드 테더 교수와 벤구 사이드 박사가 2013년에 게재한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유형별 비교 분석 연구(출처=Journal of Infectious Disease)

테더 교수와 사이드 박사의 연구는 “감염원인 돼지고기 소시지들이 사전 조리돼 포장된 상품이다. 구매자들이 소시지를 별도로 가열을 하지 않고 날 것으로 섭취해 더 많이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테더 교수는 “상당수의 돼지들이 농장과 도살장에서 감염된 상태에서 유통이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다. 특별히 누군가의 책임이 아니라 유럽 축산계 전체의 문제점이다”고 지적했다.

두 연구자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영국 잉글랜드 지역과 웨일즈 지역의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2713명을 대상으로 한 시계열 데이터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전염병 연구'(Journal of Infectious Disease)라는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백혈병과 암에까지도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횡격막 통증을 호소하며 몇 주간 집중 치료를 받아야 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테스코 측의 공식 반응은 아직까지도 없는 것으로 알려 졌다.

몇몇 학자들은 유럽 대륙에서 소시지를 제조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네덜란드 연구자는 “돼지고기를 도살한 후 피를 모아뒀다가 다시 소시지 생산 과정에서 피를 멸균처리 하지 않고 혼입(混入)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