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대표들의 잇따른 자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디저트카페 ‘망고식스’로 유명한 KH컴퍼니를 운영했던 강훈(49) 대표와 공연 사업 '김수로 프로젝트' 등을 제작한 최진(49) 아시아브릿지컨텐츠 대표의 연이은 자살 소식이다. 생전 두 대표는 친분도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이들이 경영한 회사가 사업 확장과정에서 과중한 채무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  대표가 떠난 뒤 두 회사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훈 대표가 사망 직전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한 회생절차에 대해 지난 18일 KH컴퍼니측이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취하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파산법조계에 따르면 KH컴퍼니의 취하허가신청으로 전열을 정비해 다시 회생신청을 할 것인지, 파산신청을 할 것인지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채무자회생법에 의하면  포괄적금지명령 또는 보전처분이 내려진 상태에서는 취하신청에 대해 회사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회사의 법정관리 사실에 대해 채권자, 임직원, 주주 등 관계인들의 이해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포괄적금지명령은 법원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 강제집행을 금지하기 위해 내리는 명령 혹은 결정이다. 회생절차에서 보전처분은 회사가 보유한 재산을 강제집행하거나 이탈시키지 못하도록 법원이 내리는 명령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회사가 취하를 허락해 달라는 신청에 대해 곧 바로 심문기일을 열어 취하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듣고 당일 취하를 허락하는 결정을 내렸다.

파산 법조계 한 관계자는 “강훈 대표가 사망하면서 회사가 법정관리를 추진할 동력을 잃은 상태”라면 “KH컴퍼니가 8일 강훈 대표가 생전에 선임한 법무법인 대리인을 해임하고  16일 새로운 법인을 선임하면서 불과 이틀 뒤 취하허가를 신청을 하는 등 절차의 혼선이  취하허가신청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KH컴퍼니는 자산과 채권, 채무을 정리해 회사가 계속 운영하는 것이 가치가 있다는 밝혀  다시 회생신청하거나 처음부터 파산신청을 할 것이라고 파산법조계는 분석하고 있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법원의 KH컴퍼니에 대한 취하결정으로 기존에 법원이 내린 포괄금지명령과 보전처분은 효력을 잃는다. 회사가 발빠르게 재신청 하지 않으면 회사는 채권자들로 부터 집단적 강제집행을 피할 수 없다.

▲ 최진 아시아브릿지컨텐츠 대표. 사진=페이스북

강훈 대표에 이어 21일 최진 아시아브릿지컨텐츠 대표 또한 자살한 가운데 회사의 향후 법정관리 절차가 문제다. 이에 대해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아시아브릿지컴퍼니의 대표의 자살로 정관으로 정한 다음 대표자가 절차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관으로 다음 대표자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법원은 제 3자 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앞서 아시아브릿지컨텐츠도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사가 공연 외에 교육, 식음료, 해외사업 등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약 9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지게 된 것이 회생신청의 이유로 알려졌다. 회사는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이후 7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사 채권에 대한 포괄적금지명령을 받은 상태다.

현재 아시아브릿지컨텐츠는 대표자에 대한 심문절차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법원으로 부터 대표자 심문을 받지 못한 KH컴퍼니와 다르게 아시아브릿컨텐츠는 '개시결정' 여부가 남아 있는 상태다.

회생절차 개시결정은 기업회생에 들어간 기업의 경영을 법원이 통제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시결정 후 법원은 조사위원을 회사에 파견에 자산과 부채를 조사한 후 회사가 회생을 진행해도 될 만한 기업가치가 있는지 조사한다.

한편 최진 대표는 강훈 대표와도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졌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의 배우 김수로는 2012년 3월부터 망고식스 홍보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수로의 망고식스 압구정점 운영과 맞물려 망고식스는 대학로의 떠오르는 뮤지컬 신예스타 6인방 김재범, 성두섭, 조강현, 윤나무, 윤소호, 정하루 등 일명 '로브라더스'와 모델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들의 소속회사가 아시아브릿지컨텐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