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ICT 기업도 마찬가지지만, 페이스북도 스마트안경에 관심이 많다. 이 대목에서 페이스북이 스마트안경과 관련해 유의미한 기술을 개발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IT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Oculus) 연구진이 '2차원 스캐너가 있는 도파관 디스플레이(waveguide display)'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스마트안경.출처=비즈니스인사이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며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은 영화 아바타처럼 VR기기를 착용 한 채 가상의 공간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술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올해 4월에 열린 개발자회의 F8에서 증강현실(AR)을 차기 플랫폼으로 지목한 바 있다. 2014년 오큘러스를 20억달러(약2조3천억원)에 인수한 것도 가상현실 시장의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것이지만, 이는 증강현실 시장 공략에도 적절히 활용되는 중이다.

▲ 스마트안경 기술을 설명하는 특허 내용. 출처=비즈니스인사이더

특허 내용을 보면 이 디스플레이는 컴퓨터에서 생성된 요소들을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있도록 증강(augment)시키는 기술이다. 또 안경 형태로 착용 가능하며 사용자의 눈에 미디어를 나타내는 액정 표시 기능을 포함한다.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대신 도파로를 이용해 착용자의 눈에 빛을 투사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안경에 적용하면 스피커와 헤드폰을 연결해 이미지나 영상도 볼 수 있게 된다.

페이스북은 도파관 기술을 사용 하는 방식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 렌즈 AR 헤드셋과 구글이 후원하는 스타트업 매직 리프(Magic Leap)가 개발한 '신비한 안경(the mysterious glasses)'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특허 출원자 중 한 명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홀로 렌즈 광학 디자인 연구를 주도했던 파시 사리코(Pasi Saarikko)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에 2015년 합류한 사리코는 오큘러스 광학 분야를 이끌고 있다.

페이스 북은 스마트안경을 구현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이를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오큘러스 수석과학자 마이클(Michael Abrash)은 “20~30년 후에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세련된 스마트안경을 착용할 것”라고 하면서도 “2022년까지는 AR안경이 스마트폰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페이스북 이외 기업들도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 연관된 서비스에 관심 크다.

▲ 증강현실(AR) 활용.출처=이미지투데이

구글은 최초의 스마트안경 ‘구글글라스’를 2012년 첫 선을 보이며 큰 관심을 일으켰다. 음성 명령을 내리면 인터넷 검색과 사진 찍기, 동영상 녹화, 길 찾기 등 기존 스마트폰을 대체할 웨어러블 기기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최초의 스마트안경은 주변 사람들 모르게 녹음하거나 촬영하는 기능으로 사생활 침해와 부족한 배터리 문제, 디스플레이로 인한 사고 등의 논란으로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최근에는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비즈니스용 ‘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냅도 선글라스와 카메라를 결합한 ‘스펙터클’이란 제품으로 컴퓨터 시각 산업과 증강 현실 산업의 야심을 보이기도 했다. 스냅은 작년 행동 캡쳐(performance capture) 관련 구인광고를 낸 바 있으며 3D 캐릭터를 활용한 사용자 경험(UX) 도구들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2014년에 구글글래스 형태의 스마트안경을 만드는 스타트업 버전스 랩스(Vergence Labs)를 인수하기도 했다. ‘스펙터클’은 Wi-Fi를 통해 스냅챗 앱에 10초 정도의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IT 전문 미디어 매셔블(Mashable)은 이 제품을 2016년 최고 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애플은 출시 소식만 무성하다. 작년부터 주요 외신들은 스마트안경 ‘아이글라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폰 실적 둔화와 신제품 출시에 압박을 받는 애플이 당시 증강현실에 관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잠재 공급업자와 접촉해 니어 아이(near-eye) 디스플레이를 주문한 내용까지 들리기도 했다.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타이탄이 성장 동력을 잃으면서 대체 수단으로 증강현실이 떠오른 가운데 애플 CEO인 팀 쿡은 인터뷰를 통해 “증강현실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의 기회가 많다”며 “끊임없이 증강현실에 투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는 2015년에 공개한 증강현실 기기 ‘홀로렌즈’가 있다. 이 제품은 AR과 VR을 결합한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경험을 제공하며 VR 기기인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보다 진화된 형태이다. HMD가 PC나 모바일 기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보조수단이라면 홀로렌즈는 독자적으로 구동이 가능한 미래형 컴퓨터이다. 마우스, 키보드, 조이스틱 같은 컨트롤러가 필요 없고 눈앞에 펼쳐진 가상의 인터페이스에서 시선과 음성, 손동작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직관성이 뛰어난 이 제품은 ‘마인크래프트’게임, 자동차 회사 볼보(Volvo)의 자동차 쇼룸, 쇼핑몰, 의료 교육 등에서 폭넓게 활용이 가능하며 실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 훈련에 사용되기도 했다.

그밖에도 인텔의 VR기기 ‘알로이’와 소니의 ‘스마트아이글래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