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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년층 위협하는 ‘미친 월세’의 끝은 어디?
   
 

“지난 정부 동안 우리 서민들을 괴롭혔던 ‘미친 전세, 미친 월세’ 같은 높은 주택임대료 부담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가격 안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8월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8.2 부동산 대책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에 추가로 필요한 건 신혼부부와 젊은이 등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주택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주거복지 정책”이라면서 “신혼부부와 젊은 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과 같은 많은 정책이 준비되고 있어 곧 발표되고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구성비(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기준)는 27.8%에 달한다. 즉, 4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라는 것. 1인 가구 구성비는 2000년 15.5%(1431만명)에서 2015년 들어 27.2%(1911만명)로 12%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5년 1인 가구 비율은 전체의 30%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 청년층(19~34세)에서도 빈곤이 가장 심각한 층은 1인 가구다. 지난 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에 게재한 보고서 ‘청년의 빈곤실태: 청년 누가 가난한가’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의 빈곤율은 2011년 12%대였지만 2014년 21.2%까지 상승했다.

대다수의 청년층은 미취업 상태거나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계약직 신분으로 소득 대비 비싼 전‧월세금을 감당해야 한다. 소득이 높지 않고 불안한 고용 상황에서 월세 거주로 인한 부담은 청년층 큰 부담이 된다.

또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전‧월세 거주 비율이 다른 연령층보다 현저히 높다. 월세 거주 비율은 40% 중반에서 50%로 2015년 기준 ‘청년 가구 주거빈곤율(6.4%)’에 비해 ‘청년 1인 가구의 평균 주거빈곤율(14.8%)’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인 청년가구가 겪게 되는 월세살이의 부담과 피해는 주거비뿐만 아니라 주거 환경과 집주인의 갑질, 관할구청의 무관심 등 다방면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지난 8년간 5급 기술고시를 준비한 A 씨는 “지난 8년 동안 자취생활을 하며 별의 별 꼴을 다 봤다”고 회상했다. A 씨는 “8년 동안 해마다 월세가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7만원까지 올랐다”면서 “심지어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지역인 만큼 저렴한 월세를 미끼로 전대차(임차인이 임차물을 제3자에게 임대하는 계약)를 놓고는 보증금이나 월세를 사기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정작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월세를 올려 받는 것 외에도 세입자의 떳떳한 권리인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때도 문제는 발생한다. 1년간 지출한 월세액의 일부를 공제받을 수 있는 제도지만 세액공제를 신청하면 내년부터 월세를 올리겠다는 엄포를 놓거나 계약 전 특약사항으로 집어넣어 아예 세입자의 권리를 방해한다. 물론 특약에 기록해도 경정청구를 통해 5년 이내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집 주인들이 월세 세액공제를 꺼리는 것은 자신들의 월세 소득이 임대 소득으로 잡혀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A 씨의 경우뿐만 아니라 인근 대학에 다니는 B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1년 월세계약이 끝나 매달 3만원씩 올려 받겠다는 주인의 통보에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한 B 씨는 이삿짐을 모두 뺀 후 보증금에서 5만원이 빈 채로 통장에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 집주인은 “이사를 나갔으니 방 청소비를 받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B 씨는 이사 전 3개월부터 오전에 잠옷차림으로 잠을 자고 있는 가운데 문을 따고 들어와 집을 보여 주는 등의 문제에 시달렸지만 계약을 중개한 부동산과 관할구청 관계자 모두 “관행상의 문제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답변만 받았다.

임대인의 갑질과 매달, 매년 오르는 월세 요구 외에도 1인 가구 청년층이 겪는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임대인의 욕심으로 빚어진 ‘불법건축물’이다.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의 경우 임대인은 하나의 큰 방을 불법으로 나눠 적게는 4~5개에서 많게는 6~7개까지 나눠 임대에 나선다. 이 경우 불법건축물로 단속이 되면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어느 정도의 임차인은 꼼짝없이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또 단속의 문제 외에도 스티로폼으로 베란다를 막아 분할하는 경우 외부로부터의 위험, 소음공해, 해충 등의 문제에도 시달린다.

위 예시의 관악구는 서울 시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 비율이 44.9%로 가장 높은 구인 동시에 1인 청년가구 주거빈곤율 역시 동작구(55.8%)에 이어 51.3%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관악구청에 문의를 했지만 관악구 도시관리국 주택과와 건축과, 복지환경국 모두 관할 부서가 아니라는 똑같은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5번이 넘는 전화 시도 끝에 연결된 부서 관계자는 “방 쪼개기나 불법건축물에 대해서는 신고가 들어오면 확인을 하러 가는 것이고 전수조사는 손이 부족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일방적인 월세 증액과 청소비 요구, 무단침입, 계약과 다른 내용 등은 개인 간의 문제라서 도와줄 수 없다”면서 “서울시에 문의하거나 조정기구에 연락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8월 17일 문 대통령은 8.2 부동산 대책이 통하지 않는다면 더 센 카드로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재편과 투기세력을 잡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과열된 양상의 부동산 시장을 잡는 것은 ‘오랜 숙원’이지만 날이 거듭할수록 벼랑 끝으로 내모는 청년층의 불안한 주거 환경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공공임대사업뿐만 아니라 벼룩의 간을 내어 먹듯 힘없는 청년층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비합리적인 갑질을 하는 임대사업자로부터 실질적인 대책과 방안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김서온 기자  |  glee@econovill.com  |  승인 2017.08.27  09: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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