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전망하는 여러 분석데이터 가운데 하나인 ‘힌덴부르크 예언(오멘)’ 지표에 따라 뉴욕증시가 대폭락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경제관련 온라인매체인 ‘마켓워치(Market Watch)는 17일(현지시간) 제이슨 게퍼트(Jason Goepfert)썬다이얼 캐피탈 리서치 대표의 말을 인용, ’뉴욕증시에 주식시장 폭락을 예고하는 ’힌덴부르크 예언‘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 1937년 미국 뉴저지 상공을 비행하던 독일 나치의 힌덴부르크 비행선이 착륙도중 불타고 있는 모습. 출처=게티이미지.

‘힌덴부르크’는 독일 나치가 자랑하던 초호화 비행선(사진)이었는데 지난 1937년 미국 뉴저지 레이크허스트에서 착륙을 준비하다 폭발, 탑승자 35명 전원이 사망했다. 힌덴부르크는 비행선내에 산책로까지 갖춘 초호화 시설을 자랑했지만 내부에 채워야 할 헬륨가스를 미국이 나치 정부에 수출하지않자 헬륨대신 수소가스를 채웠다가 변을 당했다는 뒷얘기도 전해진다. 이 사고이후 여객선으로 사용되던 비행선은 아예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 후 미국의 수학자 짐 미에카는 주식시장의 각종 지표를 동원해 폭락을 암시하는 지표를 추출하고 지표 이름을 당시만해도 대형사고의 상징이었던 ‘힌덴부르크 오멘’이라고 정했다.

‘힌덴부르크 예언’은 주식시장에서 ▲52주 최고가 돌파 종목수가 52주 최저가 종목수의 2배가 되지 않고 ▲52주 최고가와 최저가 종목수가 거래중인 상장 종목의 2.2%이상이며 ▲종합지수의 10주 이동평균선이 상승세이고 등 조건 가운데 한 개 이상이면 폭락을 예측할 수 있다는 지표다.

17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74.14포인트(1.24%) 하락한 2만1750.73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하루 1% 이상 하락한 것은 64 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문단을 해체하고 개혁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발생한 테러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전날 마켓워치의 ‘힌덴부르크 예언’보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켓워치는 지난 16일 S&P500과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가 상승하는 등 뉴욕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52주 최저가 종목수가 최고가 종목수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게퍼트 대표는 “뉴욕증시에 52주 최저가 종목수가 최고가 종목수를 앞지는 것은 전형적인 힌덴부르크 예언 중 하나”라며 “이처럼 지수가 상승 중에 최저가 종목이 최고가 종목을 앞지른 것은 최근 6거래일 중 5번 나타났고 2015년 7월 이후 처음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힌덴부르크 예언’에 따라 뉴욕증시가 급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07년에는 ‘힌덴부르크 예언’ 징후가 포착된 뒤 일주일이 지나 S&P500이 1.6% 하락했고, 2주일이 지나 2.3% 떨어진바 있다. 1년 후 S&P500은 40% 가량 하락했다.

이를 근거로 게퍼트 대표는 “지난 2007년 뉴욕증시에서 힌덴부르크예언에 따른 징후는 78번이나 포착됐는데, 올해 뉴욕증시에서는 이미 74번이나 발생했다”며 뉴욕증시의 급락 가능성을 제시했다.

‘힌덴부르크 예언’은 이처럼 주식시장 하락을 정확하게 맞추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힌덴부르크 예언 징후가 발생한이후 S&P500이 40%나 하락했던 시기는 2008년으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부실화되면서 금융위기가 몰려왔던 시기”라며 “지난 2015년에도 힌덴부르크 예언이 시장을 나돌았지만 뉴욕증시 폭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게퍼트 대표도 마켓워치를 통해 “힌덴부르크 예언 조건에 부합되는 신호가 반드시 증시 폭락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지난 2015년 5월 힌덴부르크 예언은 잘못된 신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통계로 봤을 때 힌덴부르크예언에 따른 증시 대붕괴설은 기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처럼 시가총액 편차가 큰 시장에서 52주 최고가 종목수와 최저가 종목수를 비교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며 “예컨대 최고가는 주가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형주에서, 최저가는 소형주에서 주로 나타나는 만큼 시황을 전망하기에는 적절한 지표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