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4거래일 만에 다시 상승했다. 미국의 원유생산이 2년여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는 소식과 재고가 7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을 놓고 투자자들이 저울질을 한 가운데 3거래일 연속 하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 지난주 미국의 주간 원유생산량이 2년 반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16일(현지시각) 서부텍스산원유(WTI)가 1.6% 하락했다가 하룻 만에 반등했다. 출처=미국에너지정보청(EIA)

17일(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31센트(0.66%) 상승한 47.09달러에 마쳤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0월물은 전날보다 76센트(1.51%) 오른 51.03달러를 기록했다.

클리퍼데이터의 원유 분석가인 트로이 빈센트는 금융 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금값 상승은 16일 배럴당 47달러 수준 아래로 내려간 이후 기술적 매수 관심에 따른 것”이라면서 “기초여건만 말하자면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8월에 계속 감소할 태세지만 어제 보고서 이후 유가 상승 호재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WTI는 전날 미국 원유재고가 지난주 하루 평균 890만배럴 줄었다는 호재에도 지난주 미국내 산유량이 직전주보다 7만9000배럴 증가한 950만2000배럴로 2015년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1.6%나 하락해 배럴당 46.78달러로 내려갔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도 1% 하락한 배럴당 50.27달러를 기록해 WTI는 배럴당 47달러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50달러에서 공방전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세븐스리포트 리치 타일러 공동편집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생산량 증가가 유가를 계속 억제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는 빛이 바래고 있다”면서 “지정학적 기폭제를 제외한다면 배럴당 50달러 WTI가격은 단기로는 완강한 저항선이 될 것이며 미국내 생산이 계속 늘어난다면 유가는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OPEC 등 22개 산유국은 유가 안정을 위해 하루 180만배럴의 감산을 내년 3월까지 이행하기로 합의했지만 감산합의 면제국인 리비아와 나이리지아 등 일부 회원국의 증산으로 지난달 산유량이 오히려 증가해 유가는 강한 하락압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