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의 시대> 김동환·김일구·김한진 지음, 다산 3.0 펴냄

 

미국의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2008년 하반기부터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은 양적완화 정책을 실행하며 달러를 풀어 미국 경제를 수습했다.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저성장 우려로 인해 각국 정부도 계속해서 돈을 풀었다. 이제는 디플레이션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인플레이션의 시대에 접어들었고, 저자들은 지금이 10년 만에 찾아온 투자의 기회라고 말한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다. 다만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이 다시 자리를 잡아야 하고, 4차산업 관련 성장주들이 많아져야 하며 기업경영의 투명성, 주주환원정책, 중소기업의 약진, 성장과 분배의 조화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한국 증시는 그동안 가격이 쌌지만 앞으로 좀 더 강세를 이어갈 수 있으며 앞으로 달러 약세의 제한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한국 경제는 현재 두 가지 과제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 첫째는 선진국이 흔히 겪는 양적 성장 둔화, 즉 인구구조나 도시화율 및 산업의 성숙도에서 비롯한 성장동력 약화에 대한 문제다. 두 번째는 고정투자에 의존한 성장 모델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금융 시스템을 안정되게 유지하면서 생산성과 성장동력을 꾸준히 높여가야 한다. 여기에는 새로운 정부의 경제정책과 리더십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한 데에는 경제성장률의 저하, 빈곤의 확대, 부의 편재, 심각한 양극화 등의 배경이 있다. ‘미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트럼프노믹스의 전망은 비관적인데, 인위적으로 경기를 끌어올리려 하지만 이는 매우 비효율적이고 결국 그 비용은 미국 중산층 근로자들이 치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기는 단기적으로는 좋아질 수 있지만, 결국 인플레이션을 맞이해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자국에는 성장 정책을, 해외에는 보호주의적 태도를 취하는 미국에 방어하기 위해 각국은 국내 성장 정책을 쓸 필요가 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앞으로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를 다룬다. 향후 주식시장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세계 유동성 관점에서 봐야 한다. 저자들은 현재의 저금리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미국 경기 성장률이 오른다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도 낙관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3년 동안의 자산 배분과 운용 방식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데, 신기술의 출현에 집중하고 새로운 소비의 물결에 잘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글로벌 자본 흐름을 잘 읽어야 자산관리 면에서 유리하며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대세 판단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투자를 평생 해야 한다. 시기와 흐름에 촉각을 세우고, 꾸준히 세상의 변화를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의 ‘부제는 풀린 돈이 몰고 올 부의 재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