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2년여 사이에 최고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맥없이 하락했다.

16일(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77센트(1.6%) 내린 46.78달러로 장을 마쳤다.이로써 WTI는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으며 7월24일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분도 53센트(1%) 하락한 배럴당 50.27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이날 유가는 미국의 산유량 증가 소식에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4~11일)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950만2000배럴로 전주에 비해 7만9000배럴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생산량은 2015년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다.

▲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16일(현지시각) 지난주(4~11일) 주간 산유량이 950만2000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이는 2015년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로 전주에 비해 7만9000배럴 증가한 것이다. 출처= EIA

EIA는 또한 주간 재고량이 4억6650만배럴로 직전 주에 비해 89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지만 유가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원유 재고 감소폭은 시장 예상치 360만배럴을 크게 웃돌았고 7주 연속으로 주간 원유재고량이 줄었지만 유가를 상승으로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감소폭은 미국석유협회(API)가 보고한 감소폭(920만배럴)을 밑돌아 투자심리를 부추기지 못했다.

휘발유 재고는 2억3110만 배럴로 전주와 같았다. 전문가들은 당초 재고가 11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젤을 포함한 정제유 재고는 1억4840만배럴로 70만2000배럴 증가했다.

타이치 캐피털 자문의 타리크 자히르 경영자는 미국의 금융 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미국의 생산량이 꽤 많이 늘었다”면서 “휘발유와 정제유 수요는 떨어졌다”고 평가했다.클리퍼데이터의 맷 스미쓰 상품조사 부문 이사는 “여름 운전 시즌정점이 지났고 정유사 가동이 하락하면서 원유 수요 또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해 유가하락에 무게를 두는 듯했다.

미국의 산유량 증가와 OPEC 회원국 가운데 감산합의 면제국인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증산으로 국제 원유시장은 물량이 넘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압력을 지속해서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는 당분간 배럴당 50달러를 넘기는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