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코노믹리뷰 DB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인해 유통업계 전체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계란을 주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제빵·제과 업계 역시 긴장의 연속이다. 다만,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 계약된 농가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당분간 생산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됐거나 비펜트린이 허용치를 초과한 농가는 모두 6곳이다. 경기도 남양주 마리농장(08마리), 강원도 철원 지현농장(09지현) 등 2곳이 지난 15일 발견됐으며, 이날 경기도 광주 우리농장(08LSH), 양주 신선2농장(08신선농장), 충남 천안 시온농장(11시온), 전남 나주 정화농장(13정화), 전북 순창 등 5곳에서 추가로 관련 성분이 검출됐다.

또 홈플러스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납품받은 나주 농장 계란에서는 기준치를 무려 21배나 넘는 ‘비펜트린’이 검출됐다.

이처럼 살충제 계란 여파가 유통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계란을 주 원료로 케이크나 카스테라를 만드는 제빵 업계와 파이나 쿠키 등 일부 제품에 계란 사용이 필수인 제과 업계 역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 측은 계약된 농가 중에서 상당 부분이 농림부 조사에서 출하가 재개된 곳과 거래하고 있어 아직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현재 전수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판매 재개를 하는 곳이 늘고 있어, 아직까지는 제품 생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 역시 거래하고 있는 농장에 대해 긴급 전수조사에 착수했는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제품 생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과 업계 역시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 제과업체의 계란 사용은 일부 파이류 제품에 국한되기 때문에 계란가격 상승이나 공급량 감소로 인한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게 주요 업체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추가로 진행되는 정부의 안전성 검증 발표가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등 유럽산 계란의 피프로닐 검출이 문제가 된 지난 7월부터 계란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통해 문제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현재까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와 오리온의 거래처가 겹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오리온은 약 1개월간 제품 생산이 가능한 계란 재고를 비축해두고 있어 물량 생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제과 역시 주요 계란 납품 거래처들과 현재까지 문제가 지적된 농장이 겹치지 않는다. 롯데제과 측은 지난 15일 진행된 식약처의 조사에서 롯데제과의 가장 큰 계란 거래처 농장 중 1곳이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정부의 추가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해태제과 역시 주요 공급처인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의 안전성은 현재까지 문제가 없어, 계란 공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편의점 GS25, GS슈퍼마켓, 티몬 등 대형 유통업체들 역시 하루 만에 안정성이 검증된 계란의 판매를 재개하는 등 우려와는 달리 ‘계란 대란’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재 일부 슈퍼마켓 등 영세한 유통채널에서는 유통처가 분명하지 않은 계란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시장에서는 여전히 계란이 판매되고 있었다.

또, 계란을 활용한 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독성검사 등을 실시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 유통업체와 제빵·제과 업체들은 영업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나서서 전수조사에 임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면서 “17일 정부의 조사가 완료되면 업계 상황이 조금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현재 국내 1456개 산란계 농장 중 휴업, 비산란 등으로 계란을 생산을 중단한 217개 농장을 제외한 1239개 농장과 시중에 유통된 계란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중 81%인 1013농가의 시료채취를 완료했고, 오는 17일까지 조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