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코노믹리뷰 DB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가격이 널뛰기를 하던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살충제 계란’ 공포가 업계를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남양주·광주의 2개 산란계 농가에서 살충제 ‘피프로닐’,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15일 밝혔다. ‘피프로닐’은 벌레의 중추 신경계를 파괴하는 살충제로, 사람에게 두통이나 감각이상, 장기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란값 더 오른다?

지난해 겨울부터 AI 여파로 닭을 살처분하면서 공급 부족으로 비싼 계란 가격에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컸던 가운데, 살충제 계란이 국내에서도 발견돼 계란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계란 가격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계란 평균 소매가(30개 특란 기준)는 7595원이었다. 1년 전인 5350원보다 2245원(42%)이나 비싸다.

이는 AI로  국내 산란계를 살처분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든 결과 최근 AI가 잠잠해지면서 회복 단계를 거치는 와중에,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또   계란 수급 불안이나 가격 상승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살충제 계란 공포가 터지기 전에도 올해 안에는 계란 가격을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었다. 입식한 지 얼마 안 된 병아리와 늙은닭 비율이 높아 계란 공급량 부족 현상이 지속됐는데, 이는 일정기간 시기가 지나야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다가오는 추석(10월3일)에도 AI로 계란 파동으로 수급 불안이 예상됐는데, 살충제 계란 이슈까지 있어 계란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전국의 3000마리 규모 이상의 농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계란의 출하를 중단시켰다. 또 3일 이내 계란 농가들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실시해 합격한 농가의 계란만 출하한다는 방침이라 당분간 계란 파동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 판매 중단, 불편과 혼란 예상

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일제히 계란판매를 중단하고 나섰다. 가공란이나 계란이 사용된 간편식 등 각종 식품판매도 중단되는 곳이 있어 소비자 불편이 예상된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와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는 물론 농협, 롯데슈퍼,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슈퍼마켓과 CU, GS25와 같은 편의점 등 주요 유통채널은 이날 새벽 계란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리고 비치된 상품을 전량 수거하고 있다. 온라인 마켓인 11번가, 쿠팡, 위메프 등도 계란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대형마트드은 이날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의 계란을 납품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국산 계란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매를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유통채널은 물론 CJ와 풀무원 등 식품 제조업체 역시 계란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만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편의점 CU 측 역시 “국민의 안전과 불안감을 고려해 계란을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대한 판매와 발주를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정부 조사 이후 문제가 없다면 판매를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계란 판매 중단에 나서면서 소비자 불편과 혼란이 예상된다. 계란이 들어간 간편식 등도 워낙에 광범위해 판매 중단을 하기에 기준이 모호한 식품들도 많아 업체 측의 고민도 많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란, 가공란, 간편식 등을 중심으로 판매를 중단하고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면서 “그러나 판매를 중단하기에 애매한 식품들도 많아 업체마다 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