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에 오염된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한 가운데 국내산 계란에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돼 식품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네티즌을 중심으로 "믿을 식품이 없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15일부터 3000마리 이상의 닭을 키우는 전국의 모든 농가가 생산하는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 정부는 해당 검사에 합격한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하기로 했다. 불합격 농가가 나올 경우 검사정보아 유통정보를 즉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해 유통중인 부적합 계란이 즉시 수거되도록 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8만마리 규모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농가는 하루 2만5000개의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같은 날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6만마리 규모의 다른 산란계 농가에서는 '비펜트린'이라는 성분이 닭 진드기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농식품부는 전했다. 이 농가에서는 하루 1만7000개의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피프로닐은 개·고양이의 벼룩·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 성분으로, 닭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국제 식품 농약잔류허용규정인 코덱스가 규정하고 있는 계란의 피프로닐 검출 기준치는 ㎏당 0.02㎎이며, 국내에서는 계란에 대한 별도 검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코덱스 기준을 따르고 있다. 남양주 농장에서는 피프로닐 성분은 기준치를 초과하는 ㎏당 0.0363㎎이 검출됐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일본명 와구모)를 제거하는 살충제의 일종인 비펜트린은 사용 자체가 금지돼 있진 않으나,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물질이다. 광주시 농가 계란에서 비펜트린은 기준치(0.01mg/kg)를 초과한 0.0157mg/kg이 검출됐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무항생제 인증농가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지속 실시해 왔으며, 피프로닐이 검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충제 검출 농가의 정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 해당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 대한 유통·판매를 잠정 중단하고, 정밀검사 결과 부적합시 전량 회수해 폐기할 방침이다.

피프로닐은 벨기에·네덜란드·독일·스웨덴·영국·프랑스·아일랜드 등 유럽지역 16개 국가에서 최근 유통된 계란에서 검출돼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