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과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 소식에 3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14일(미국 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미국의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9월 인도분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11일)보다 1.23달러(2.5%) 떨어진 배럴당 47.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6월2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국 런던의 ICE 선물거래소의 글로벌 벤치마크 원유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배럴당 1.37달러(2.6%) 내린 50.7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7월 말 이후 최저치다.

이날 국제유가는 OPEC 회원국의 지난달 원유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OPEC과 국제에너지기구의 보고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국의 셰일오일 증가를 예상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는 맹위를 떨쳤다. EIA에 따르면, 미국의 7개 셰일 새산업체들의 생산량은 9월중 하루평균 614만9000배럴로 8월에 비해 11만7000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써 셰일생산량은 올 들어 매월 증가하고 있다.

WTRG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윌리엄스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이는 OPEC이 원하는 보고서가 아니다”면서 “이번 보고서는 9월 미국내륙 생산량이 하루 1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EIA 단기 보고서보다 훨씬 더 낙관적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OPEC 감산합의 면제국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와 함께 원유를 증산함으로써 세계 원유시장에 공급과잉을 초래해 유가 하락 압력을 가한 나라로 꼽힌다. 미국의 셰일 오일 증산은 OPEC 주도 감산합의를 상쇄시킨다는 곱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셰일오일 증가는 가동중인 채굴기 숫자 증가를 볼 때 예견된 것이다. 유전 정보 제공업체인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 채굴기 수는 3개 증가한 768개로 집계됐다.

타일러 리치 세븐스 리포트 공동 편집자는 마켓워치에 “미국의 생산은 현재 원유 시장에서 가장 큰 역푸이며 국내 생산이 감소할 때까지는 WTI 가격은 특별한 기폭제가 없는 한 배럴당 50달러선을 돌파하기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감산합의를 이행하고 있는 OPEC회원국들도 공약과 달리 원유를 더 많이 생산해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11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생산량이 전달에 비해 하루평균 23만배럴 더 늘어난 3284만배럴로 올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OPEC 회원국들이 감산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감산합의 이행률은 지난달 75%로 6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감산합의에 참여하고 있는 비 OPEC 회원국들의 이행률은 이보다 더 낮은 67%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22개 산유국들은 공약보다 하루평균 47만배럴을 더 생산하고 있다고 IEA는 밝혔다.

리치 공동 편집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OPEC의 증산과 감산합의 이행률 하락에 대한 우려는 단기로는 내년 1분기 내내 지속되면서 WTI가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면서 “장기로는 미국의 수그러들지 않는 증산추세는 원유 시장에서 큰 실질적인 맞바람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