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가 에너지원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 튀니지 사하라 사막에 4.5 기가와트 짜리 초대형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다.

러시아로부터 유입되는 가스와 독일의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 등의 영향을 받는 유럽 국가들은, 보다 자유롭게 에너지를 조달 할수 있는 발전소 찾기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EU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수도 튀니스의 남서부 접경 지대에 위치한 라힘 마부르 일대에 초대형 태양광 발전소가 지어진다. 여기서 해저 케이블을 통해 이탈리아, 몰타, 프랑스 등으로 각각 에너지 그리드가 이어질 계획이다. 

이 그리드를 통해 약 500만 가구의 EU 인구들이 전기를 공급받을 전망이다. EU는 튀니지 에너지 성(省)과 긴밀히 협조하여 '투 누르'(Tu Nur)라는 유한 회사를 설립하고 올 가을부터 태양광 발전소 공사를 총괄한다. 2020년 까지 태양광 발전소 및 송전망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 누르의 모회사는 '누어 에네르기'(Nur Energie)라는 특수목적 회사로 영국, 몰타, 튀니지 등 기업의 투자자들이 지분을 갖고 있다. 

▲ 투누르가 밝힌 튀니지-EU 간 전력망 계획(출처=Tu Nur 홈페이지)

EU의 튀니지 초대형 태양광 발전소 사업 계획은 현지 기업과의 동반성장 프로젝트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투누르 측은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튀니지 국민들에게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사 과정에서 각종 설비 및 자재 공급 기회를 튀니지 기업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튀니지의 라힘 마부르에 위치한 초대형 태양광 발전소 건설 예정지(출처=Tu Nur 홈페이지)

튀니지에서 생산된 전기는 총 세 군데로 송배전 될 것으로 보인다. 투누르 측은 제1 거점으로 몰타 섬을 지목하고 이 지역을 ‘에너지 허브’로 삼을 계획을 밝혔다. 몰타는 유럽 전역으로 이어지는 전력망인 ‘유러피안 그리드’(European Grid)에 연결되어 있어 송배전 거점으로 삼기에 용이한 지역이다. 약 250 메가와트(MW)에서 500 메가와트(MW) 사이의 전력량이 튀니지-몰타 전력망을 통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제2거점은 이탈리아의 로마다. 약 7년 전부터 EU는 튀니지와 이탈리아 간 해저 전력망 구축에 대해 검토해 왔다. 이 인프라를 통해 약 2000메가와트(MW) 가량의 전력이 공급될 전망이다.

세 번째 거점은 프랑스 남부 지역이다. EU 측은 이 지역과 튀니지를 잇는 전력망을 통해서도 약 2000메가와트의 전력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아프리카에서 유럽 대륙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네트워크는 이번이 최초가 아니다. 1983년 알제리 정부가 현지에서 생산된 가스를 이탈리아로 공급하는 가스 파이프라인을 부설한 바 있다.

투누르의 CEO인 케빈 사라(Kevin Sara)는 “사하라 사막은 중부 유럽보다 약 두 배의 태양광 에너지 발전량이 나오며,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의 생산이 가능하다”며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투누르가 임차하게 될 태양광 발전소 예정지를 보유한 법인 대표인 모하메드 사이드(Mohamed Said)도 “지역과 발전 사업자가 공생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튀니지 초대형 태양광 프로젝트의 배경에는 EU 이외에도 누어 에네르기(Nur Energie : 독일어로 ‘에너지에만 투자한다’는 뜻)라는 영국 발전사업자가 있다. 이 기업은 튀니지와 몰타 국적을 지닌 투자자들이 태양광 분야 사업만 진행하기 위해 만든 유한회사다. 누어 에네르기는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 발전 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