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DB

지난 2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조합이 설립된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는 원천봉쇄 됐지만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재건축 초기 단계의 단지들은 현재 거래가 가능해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구 교육 핫 플레이스인 대치동 학원가를 길 하나 사이에 두고 있으며, 지하철 3호선 대치역을 끼고 있는 한보 은마아파트(1979년 9월 입주)와 대치미도1,2차아파트(1983년 11월 입주)는 마주보는 위치에 있다. 한보은마는 총 4424세대, 28개동이고 대치미도는 총 2435세대, 21개동으로 전용면적 84㎡~191㎡로 구성돼 있다.

은마와 미도아파트의 경우 조합 미설립 상태의 재건축 초기 단지로 다만, 사업이 시행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까지는 5~6년, 입주까지는 8~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하 도정법)’에 따라 기본계획수립→안전진단→정비구역지정→추진위원회설립→조합설립→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계획→착공 및 분양→입주 및 청산 총 9단계로 이뤄진다.

지난 2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서울 25개구 전역과 세종시, 과천시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설립이 인가된 단지는 지난 3일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일절 금지됐다. 9일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반포주공1단지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를 할 수 없다. 또 조합원 분양권 전매도 제한된다.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에는 지난 2003년 12월 이전에 매수를 한 매수자를 대상으로 1회에 한해서 팔 수 있지만 이 역시 현금청산 매물에 해당돼 입주는 불가능하고 현금을 되돌려 받게 된다.

▲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왼쪽)와 미도아파트(오른쪽).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미도 아파트 상가 내 J부동산 관계자는 “은마와 미도 두 단지 모두 현재 추진위만 설립돼 있고 조합설립인가를 내지 않아 거래가 가능한 매물들”이라면서 “부동산 대책으로 재산권이 묶여 꼼작도 못하게 된 재건축 단지들이 많아진 이상 은마와 미도 모두 무리하게 사업 진행을 하지 않고 최대한 매매가 가능하도록 조합설립인가를 늦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합설립중인 은마아파트는 전용면적 76㎡가 13억~13억8000만원대에 매매가가 책정돼 있다. 그러나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8.2 부동산 대책이후 ‘급매물’이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마아파트 상가 내에 위치한 N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늘 주인이 급하게 내놓은 31평짜리로 최근 13억8000만원까지 올랐던 매물”이라면서 “초급매로 12억5000만원에 나와 지금 매매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초기 단계의 단지들을 앞으로 몇 달간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치동에서 20여년 간 중개업을 해온 D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대책이 나온 직후의 재건축 초기 아파트들은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라면서 “당장 호가는 빠지지 않겠지만 내년 4월까지 집을 팔아야 하는 다주택자들이 많아 1~2달 내에 급매물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