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디맨드 업체 우버의 음식 배달 앱 우버이츠가 10일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조금씩 외연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에 한국은 세계에서 28번째로 우버이츠가 진출한 나라가 되었으며 서울은 112번째 도시가 됐다.

냉정하게 말해 방식의 차이는 있으나 기존 배달앱 시장의 3강(强)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나아가 기술력과 물류 경쟁력, 라스트마일, 온디맨드로 무장한 우버이츠의 미래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우버이츠는 맛집과 식당의 음식을 간편하게 배달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음식 배달앱이다. 우버이츠를 통해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면 우버이츠가 배달 파트너에게 전달, 음식이 배달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울에서 우선 서비스를 시작하며 일단 강남을 데뷔무대로 정했다. 평균 배달시간은 35분이라는 설명이다.

우버이츠는 배달앱이라는 점에서 배달의민족 등과 자주 비교되지만 주력 서비스 모델을 살펴보면 약간 다르다. 일단 배달앱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 파트너를 선발하는 구조다. 배달 파트너는 만 18세 이상 운전면허증과 이륜차나 보험을 소지한 사람 등이 지원할 수 있다. 우버이츠 관계자는 “초기 서비스를 준비하며 배달 파트너를 모집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놀랐다”고 밝혔다. 배달 서비스에 대한 서비스를 평가하고, 이를 배달 활동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고 한다. 물론 배달의민족도 배민라이더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우버이츠는 철저한 온디맨드, 즉 비정규직 모델이며 배민라이더스 정규직, 쿠팡의 쿠팡맨 모델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우버는 배달 파트너를 위해 자전거 전문 기업 알톤스포츠와 협약을 맺고 전기자전거 구매 혜택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배달 파트너는 자전거와 이륜차, 심지어 도보로 배달을 할 수 있으며 우버는 정교한 기술로 최단경로와 목적지 소개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이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곳은 식신, 푸드플라이 등 다수 포진해 있다. 카카오도 비슷한 사업에 나서며 시동을 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식당과의 협업과 상생도 강조했다. 알렌 펜 우버이츠 아시아 총괄 대표는 기자회견의 상당시간을 식당과의 협업 모델에 할애하며 특히 공을 들이는 분위기였다. 나아가 혼밥, 혼술로 대표되는 다양한 식문화의 변화를 거론하며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버이츠는 단순한 배달앱이 아닌, 일종의 프리미엄 배달앱 서비스와 더 가깝다. 그런 이유로 배달의민족과 비교하자면 배달라이더스 내부의 외식배달 전용 서비스가 우버이츠와 비슷하다. 일반적인 자장면과 김밥 등이 아니라 프리미엄 음식, 즉 초밥이나 고급음식 배달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물론 편안한 음식을 배달하는 플랫폼일 수 있으나, 핵심은 프리미엄 음식배달로 좁혀진 분위기다.

결론적으로 우버이츠는 프리미엄 음식배달을 추구하며 우버 특유의 온디맨드 방식을 적용, 식당과 고객의 중간에 배달 파트너를 추가해 삼자구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내 시장에 얼마나 통할까’이가 문제다. 일단 전체 배달음식업계에서 모바일 앱 시장이 여전히 낮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또 우버가 단순히 배달앱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우버이츠를 시작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 과정에서 정교한 기술력으로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물류 전반에 존재감을 발휘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알렌 펜 총괄 대표도 “우리는 데이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정교한 기술로 확실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플레이어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단 국내 배달앱 업체들은 우버이츠의 파급력을 낮게 보고 있다. 국내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은 온라인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네트워크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버이츠가 단숨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빅데이터와 큐레이션 기술력으로 총체적 ICT 플랫폼을 구축하는 상황에서 우버이츠는 전 세계 모든 지역과 연동되는 강력한 사용자 경험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우버이츠가 각 지역의 음식 콘텐츠를 세계에 소개하는 창구로 활용되는 ‘세계 배달음식 포털’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우버 특유의 온디맨드 방식으로 배달 파트너 플랫폼까지 적절하게 확보한다면 원스톱 서비스, 나아가 물류 데이터 확보와 라스트마일의 장단점을 적절하게 제어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일각에서 배달의민족도 우버이츠처럼 배달 파트너의 온디맨드 고용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임에 분명하다.

다만 온디맨드 방식의 배달원 운용은 범죄의 빌미가 될 가능성도 있다. 직장에 소속되지 않은 배달원의 신원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버택시에서도 동일하게 지적되던 문제다. 알렌 펜 총괄 대표는 "안정성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하고 있다"며 "배달 파트너의 신원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또 안정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