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0일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46억원, 매출 4684억원의 실적을 밝혔다. 지난해 기점으로 서서히 반등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8%, 전분기 대비 16%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전분기 대비 6% 증가했다.

2014년 합병 후 다음카카오에서 카카오로 사명을 변경한 후 전사 차원에서 추진한 노력들이 호실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진짜 게임은 지금부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카카오 2분기 실적. 출처=카카오

광고 매출 회복..콘텐츠 준수하네
광고 플랫폼 매출은 1514억원으로 집계되어 전분기 대비 14%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저효율 네트워크 광고 제외에 따른 110억원의 자발적 감소분이 발생했음에도 모바일 광고 시장의 성장과 대통령 선거와 같은 특수 이벤트 효과에 힘입어 11%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저효율 네트워크 광고 제거 영향을 제외하면 전년동기 대비 26% 성장했다.

광고 매출의 경우 합병 전 다음의 광고 매출 수준과 비슷하다. 지난해 저점을 찍고 잠시 방황했으나 빠르게 자신의 자리를 찾는 분위기다.

콘텐츠 플랫폼 매출은 전분기 대비 7%,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363억원을 기록했다. 뮤직 콘텐츠 매출은 멜론의 유료 고객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전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한 1171억원으로 집계됐다. 게임 콘텐츠 매출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이지만 퍼블리싱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인 787억원을 기록했다. 기타 콘텐츠 매출은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성장세로 전분기 대비 30%,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405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가 2분기 콘텐츠 영역에서 다소 흔들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으로 평가된다. 게임 콘텐츠 매출도 최근 '음양사 국내 출시' 등으로 전망이 밝은 편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웹툰을 기반으로 퍼블리싱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양사의 극적인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콘텐츠 매출은 카카오페이지가 여전히 제 역할을 확실하게 해내는 가운데 이모티콘을 중심으로 향후 IP(지식재산권) 분야의 연계 플레이도 예상된다.

기타 매출은 80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 감소, 전년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각종 콘텐츠 매출과 연동된 수수료와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따른 콘텐츠 수급 비용, 카카오페이지와 주요 모바일 게임에 대한 마케팅 비용 등이 포함된 2분기 연결 영업비용은 총 4238억원이다. 플랫폼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여전히 마케팅 비용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한 편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올해 2분기 카카오 실적은 상당히 준수하다. '상당한 수준으로 실적이 회복되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는 했으나 카카오는 그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광고 매출이 합병 전 수준으로 회복된 점과 콘텐츠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대목이 고무적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플랫폼 사업자의 본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기업가치 상승 요인이 다양한 상태에서 인터넷은행 출범 외에도 카카오게임즈 등 자회사 상장과 투자유치를 비롯해 카카오택시의 수익모델 도입 등 앞으로 긍정적인 이슈가 많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 드라이버. 출처=카카오

카카오의 미래전략,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카카오는 극적인 성장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최근 코스닥에서 벗어나 코스피로 이동했으며 카카오페이를 분사시켜 알리페이와 연결되는 한편 스마트 모빌리티도 독립시켰다. 그 과정에서 임지훈 대표를 비롯한 핵심 인원들에게 책임경영을 강조하기 위한 스톱옵션을 부여하기도 했다.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나아가 카카오의 통합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아이)는 카카오톡, 다음, 멜론, 카카오내비 등 카카오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들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첫 시운전에 돌입한 상태에서 다양한 외부 파트너 업체들의 서비스나 제품에도 카카오 I 플랫폼을 활용해 카카오의 서비스들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I의 음성형 엔진(음성인식/합성 기술), 시각형 엔진(시각/사물인식 기술), 대화형 엔진(자연어처리 기술), 추천형 엔진(빅데이터 및 머신러닝 기반 추천 기술) 등 핵심 AI 기술들은 파트너 사의 필요에 따라 일부 또는 통합 제공된다.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Kakao I Inside’ 인증마크도 부여해 생활 곳곳에서 카카오 I를 만나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카카오 핵심 관계자는 "카카오 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플랫폼 전략의 중요한 일부"라며 "카카오가 원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카카오톡의 존재감이 중요해진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만능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물건을 판매 또는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카카오톡 스토어 서비스는 지난 6월부터 테스트 중에 있으며, 카카오톡 주문하기와 장보기는 회원가입 등 복잡한 절차 없이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해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예약 및 예매하기 서비스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카카오 광고 플랫폼은 지난 6월 말부터 10여개의 각 업종별 리딩 브랜드들과 함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8월 1일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RPG ‘음양사’는 출시 5일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였으며, 현재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는 중요 사업부문을 분사시키며 스타트업 집단군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중심에 카카오톡이 위치한 상태에서 4000만 가입자와 다양한 사업자를 연결하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카카오택시의 일본 도쿄택시의 만남은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당시 정주환 카카오 모빌리티사업부문 총괄 부사장(현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은 “카카오택시 출시 이후 해외 각국에서 서비스 연동에 대한 제안이 있었다. 2016년 한 해에만 500만 명 이상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을 방문한 만큼, 이용자들을 위해 일본과의 협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I를 매개로 한 인공지능 로드맵도 그리고 있다. 최근 출범한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인프라로 작동하기도 하는 카카오톡이 모든 사업의 핵심이며, 카카오의 전략도 철저하게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투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력확보에 주력해왔다. 인공지능 기반의 의료영상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루닛과 시스템 생물학 기업 스탠다임,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한 드론 기업 유비파이에 투자했으며 5월에는 카카오브레인과 함께 개인화 플랫폼 기업인 스켈터랩스에 공동투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브레인과 본사 인공지능 부서가 동시에 출범, O2O와 초연결 생태계를 덧대고 있다.

▲ 2014년 다음카카오 합병. 출처=이코노믹리뷰 DB

2014년의 약속, 드디어 지킬까
2014년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할 당시 많은 이들은 플랫폼 시너지의 가치에 큰 기대를 걸었다. 다음이 가진 콘텐츠 플랫폼과 카카오가 보유한 O2O 비전이 극적인 화학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는 실망스럽다. 다음과 카카오가 만나 다음카카오가 되고, 이후 카카오로 사명을 변경했으나 그 이상의 '합동 플레이'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잦은 다음 서비스 종료, 골목상권 논란도 변수였다.

비즈니스 모델이 자리를 잡지 못해 수익성이 증명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O2O 플랫폼에서 뚜렷한 수익원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과 플랫폼 유지비용만 소모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사업부를 분사해 카카오톡에 힘을 실어주는 생태계 전략을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올해 2월 주식회사 카카오 브레인을 설립하고 3월 카카오 본사에 인공지능 전담 조직을 신설한 상태에서 카카오미니를 그릇으로 삼는 카카오 I 로드맵이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카카오 인공지능은 철저히 인터페이스 선택지의 증가로 해석되기 때문에, 모든 사업의 전개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수익성과 실질적인 생태계 전략의 등장 여부다. 일단 전자의 경우 이번 실적 발표로 일정정도 시장의 불안을 걷어낸 상태다.

하지만 실질적인 생태계 전략 등장은 아직 요원하다는 평가다. 카카오페이, 카카오 모빌리티의 분사에 따른 경영변화에 이어 서서히 올라오는 기초체력의 경쟁력은 일정정도 확인이 되었으나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그리는 O2O 생태계는 아직 완전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정주환 대표는 "교통과 이동 영역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혁신을 보여줄 것” 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어떻게 움직일까. 인공지능과 모빌리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모든 사업의 핵심 목표는 '기본적인 연결'을 전제로 할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일부 사업부 폐쇄에 나서는 극약처방도 불사하며 유기적인 자회사 연동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핵심 관계자는 "잦은 서비스 종료와 사업부 분사와 같은 모든 선택은 임지훈 대표가 하고 있으며, 최근 돌아온 송지호 센터장이 각 계열사를 유기적으로 이끌며 카카오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달릴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지능도 하나의 인터페이스에 불과하다는 내부 방침이 이미 존재하는 상태에서 카카오는 O2O의 연장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그는 "수익성이 좋아지고 회사가 뭔가 보여줄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임지훈 대표의 외부 스킨십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카카오는 오로지 카카오톡이다. 이를 중심으로 사업분사로 각개격파에 나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전략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알려진 것에 따르면 카카오는 플랫폼 수수료 이상의 모델을 발굴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실적도 광고와 콘텐츠 등 기초체력이 살아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내수시장 등의 차이는 있지만 중국 텐센트의 위챗 생태계 등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