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간 긴장 고조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미국 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들이 9일(현지시각) 일제히 하락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6.64포인트(0.17%) 떨어진 2만2048.70으로 장을 마쳤다. 대형중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0.90포인트(0.04%) 하락한 2474.01에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8.13포인트(0.28%) 내린 6352.33에 장을 끝냈다.

다우지수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혀 주가가 3.9% 빠진 월트디즈니의 주가 하락에 짓눌렸다.

S&P500지수 11개 종목 중 유틸리티와 텔레콤,금융주,경기소비재등 4종목은 하락했고 나머지는 상승했다.

미북 긴장고조에 뉴욕증시 약세

이날 증시는 경제지표가 혼조를 보인 가운데 미국과 북한간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위험자산(주식) 회피 심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소형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북한의 위협이 계속될 경우 ‘전대미문의 화염과 분노’를 직면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북한의 미국령 괌 공격 위협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경제지표는 혼조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2분기(4~6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은 월가 예상을 웃돌았지만, 부진한 추세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미국 노동부는 2분기 비농업 생산성 예비치가 연율 0.9%(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6%였다.

2분기 생산은 전분기에 비해 3.4% 증가했으며, 미국인의 근무시간도 2.5% 늘었다. 생산성은 2016년에 1982년 이후 처음으로 0.1% 하락한 것으로 하향 수정됐다..

경제전문가들은 고용시장 호조에도 임금 상승이 약한 것은 생산성 향상이 낮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연간 임금 상승률은 실업률이 지난달 16년 만에 가장 낮은 4.3%를 기록했는데도 2.5%로 지난 2015년 말 이후 거의 변함이 없다.

지난 6월 미국 도매 재고는 자동차 재고 덕분에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면서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 상무부는 6월 도매 재고가 전달에 비해 0.7%(계절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6% 증가였다.  재고 변화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산출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만큼 시장은 주목한다.

Fed 위원 기준금리 인상 반대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금리 인상과 관련해 신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에번스 총재는 "9월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대신 4조5000억에 달하는 대차대조표 줄이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연준은 금리 인상을 12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12월이 되면 경제가 물가 목표치 2%를 향해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더 많은 지표가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너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위험을 키운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금리와 관련해 "좋은 상태에 와 있는 것 같다"며 정책 금리가 크게 움직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방산주 급등

지정학적 우려가 부각되면서 세계 최대 방산업체로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을 생산하는 록히드마틴을 비롯한 방산주들이 수혜를 입었다. 록히드마틴은 1.7% 올랐고 차세대 전략 폭격기 사업자 노스럽그루먼은 1.22% 상승했다. 특히 미사일 생산업체 레이시온은 2.6% 강세를 보였다. 통신회사 L3테크로놀러지는 2%, 잠수함 등을 생산하는 제너럴다이내믹스는 1.1%, 항공 전자장비 제조업체 록웰콜린스는 0.6%가 각각 올랐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끊고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 주가가 3.9% 하락했다. 디즈니는 2019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에 넷플릭스의 주가도 1.4% 내렸다.

디즈니는 이날 2분기 순익이 23억7000만달러, 주당순익1.51달러, 매출 142억4000만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조정순이익은 주당 1.58달러였다. 팩트셋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주당 1.55달러 조정순이익, 매출 144억6000만달러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