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카셰어링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자동차 산업의 규모적 성장의 한계 속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또 자율주행차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카셰어링과 자율주행차는 찰떡궁합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IT제품’으로 변모하는 전기차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따라서 전기차와 카셰어링은 ‘정보’라는 접점을 가지고 자율주행차 시대를 여는 쌍두마차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자동차산업 핵심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 [출처:삼정KPMG]

KPMG인터내셔널이 전 세계 42개국 1000여명의 자동차산업 경영진과 2400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17 글로벌 자동차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자동차산업을 이끌 핵심 트렌드는 ‘배터리전기차(BEV)’다. 이어 ‘연결성(Connectivity) 및 디지털화(Digitalization)’가 2위를, ‘수소연료전지차(FCEV)’가 3위를 기록했다.

‘연결성(Connectivity) 및 디지털화(Digitalization)’는 지난해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분야는 새로운 역량을 요구하는 반면, 전기차는 현대 자동차산업 내 강력한 환경규제로 인해 부각을 받았다는 평가다. 또 전기차는 현실화된 기술이라는 점에서 핵심 트렌드로 떠올랐다.

한편, 응답자의 78%는 향후 수소연료전지차(FCEV) 기술이 현재 전기차의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충전시간 및 충전인프라 문제들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동차산업 변화에 따른 목적지를 자율주행에 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하면 전기차의 효율이 높아진다”며 “무선 충전 기술을 적용하면 자동차가 운전자 없이 스스로 충전할 수 있으며 자가 운전보다 전기소모를 덜 하는 방식으로 전력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연료전지차가 전기차의 충전시간 및 충전인프라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자동차 에너지원 방식에 있어서 최종단계다. 따라서 내연기관에서 수소연료전지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전기차는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전기차는 충전의 불편함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되면 전기차 충전 문제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이 구동되기 위한 하드웨어 환경을 고려하면 전기차는 자율주행에 안성맞춤이다.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기존 내연기관 배터리 대비 전압이 높고 용량도 커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구동을 뒷받침 할 수 있다.

전기차, 정보 수집의 근원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모빌리티 서비스(카셰어링, 카헤일링) 진출은 활발하다. 단기적 성과는 제한적이지만 높은 개발비용이 요구되는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시장의 전속시장(Captive market)을 확보해 일정부분 수요 선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사용자 주행데이터 확보로 기술정확도 향상,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을 한 수익원 확대도 기대된다.

▲ 출처:키움증권

한편, 카셰어링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운전자 위험도에 따른 보험료 적용 시스템의 부재다. 카셰어링 업체가 자체적으로 이용자의 위험도를 보험료 계산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과거 운전기록 및 사고기록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상대적으로 제어와 진단이 쉽다. 카셰어링 산업 발전을 위해 이용자의 정보가 필수라는 점에서 전기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전기차를 하나의 IT제품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이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채널이 됐고 이를 통해 각종 플랫폼들이 생겨나면서 ICT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점이다. 즉, 전기차는 환경을 위한 측면도 있지만 정보 수집 차원에서 보면 카셰어링과 자율주행 산업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카셰어링과 자율주행의 결합...소비자의 선택은

카셰어링과 자율주행의 결합은 차량공유에 따른 교통체증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공유되는 차량 1대는 개인적으로 소유되는 차량 13대를 대체할 전망이다. 이는 교통체증 감소는 물론 주차공간 부족 등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KPMG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10년 뒤 차량의 소유·공유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소유의 욕구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유에 대한 의지는 35%로 높은 편이지만 반대 의견은 37%로 나타났다.

반면, 업계 종사자들은 공유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유에 대한 의지는 59%로 반대 22% 대비 압도적이다.

따라서 전기차-카셰어링-자율주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소비자들의 자동차 소유·공유에 대한 인식이 업계 종사자들의 인식을 얼마나 빠르게 따라 잡는지 여부에 따라 그 속도가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