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무원(国务院)이 7월 20일에 공고한 정부고지 2017-35호를 우리 정부 과학기술 및 경제정책 수립 관계자들은 반드시 학습해야만 한다. 제목이 ‘차세대 인공지능(AI) 개발계획의 통지’이다. 중국의 모든 국가기관 및 산하단체에 고지한 ‘AI 기술개발 및 응용 계획’ 청사진이다. 중국 정부는 머지않아 AI기술이 인간 사회생활의 근본을 바꾸게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AI기술이 바로 미래역량이라고 판단하고 AI기술 개발을 국가발전 전략으로 채택해 버렸다. AI기술을 경제, 사회, 국방 분야의 당면 과제들에 빠르게 접목해서 스마트 경제 발전, 스마트 사회 건설, 그리고 스마트 안보를 확보한다는 비전이다. AI기술의 혁신능력은 지식, 기술, 산업의 상호 융합뿐만 아니라 국가의 인재, 제도, 그리고 문화를 지지해주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AI기술은 우리 정부가 중점으로 추진하려는 4차산업혁명의 근간으로 경제발전의 새로운 엔진이며 글로벌 경쟁의 새로운 무기이다. 컨설팅 업체인 PwC는 AI기술은 2030년까지 전 세계 GDP를 16조달러만큼 증가시킨다고 예측한다. 그리고 절반을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AI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최근에 거의 200% 증가해 미국에 이어 2위이다. 논문 수는 미국을 이미 능가했다. 중국은 데이터의 ‘사우디아라비아’란 말도 있다. 7~8억명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온라인 활동을 한다. 이들의 활동이 내뿜는 데이터는 전 세계 데이터의 20% 이상이라고 한다. 더욱이 중국은 전 세계의 훈련된 AI 과학자의 40%를 보유할 만큼 인재가 풍부하다. 중국은 일찍부터 모바일 기기 입력장치 대신 AI 음성입력 기술이 발달했다. 동부 해안 도시들에서는 현금 대신 알리 페이나 위쳇 페이로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생활 보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사용자의 신상과 이동경로를 모두 저장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부도 AI기업들이 법규를 위반해도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개인정보 관련 법규가 40여종이 넘지만 이를 적용하기보다는 개정해서 기술발전의 장애가 되지 않게 해준다. 그 덕에 대표적인 기술기업인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뿐만 아니라 토우샤오(今日头条), 커따쉰페이(科大讯飞), 쿠왕시커지(旷视科技) 등 AI 유니콘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에 관한 선언적 국가전략을 채택한 근거는 인공지능기술에 관한 자국 내 지식기반이나 산업적 역량이 충분하다는 자체진단의 결과이며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다.

 

중국은 미국을 추월할 비법을 찾아냈다

중국의 중장기 국가발전 목표는 미국을 능가하는 최고의 기술국이다. 그 목표 달성을 조기에 달성하는 데 인공지능 기술이 핵심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중국 정부는 확신하고 있다. AI기술을 기술 기반부터 경제, 시장, 교육, 기업, 세계 전략까지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를 이 계획에 담고 있다. 작년에 미국 오바마 정부가 마련한 미국의 인공지능 보고서보다 더 상세하고 포괄적이며 전문적이다. 이 계획은 AI기술이 중국인들의 생활수준과 경제활동을 도약시킬 수 있다는 확신에 근거해 AI기술의 주도권을 노리며 중국이 세계 최고의 혁신국가와 과학기술 강국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AI개발계획은 과학기술부의 새로운 ‘AI계획 추진사무국’에 의해 총괄될 것이며 발전 목표를 3단계로 잡고 있다. 1단계는 2020년까지 AI산업이 중국의 중요한 성장점이 되도록 AI기술 및 응용 수준을 세계 선진 수준에 부합시킨다고 한다. 이 기간 동안에 빅데이터, 집단지능, 하이브리드 증강 지능, 자율지능시스템을 포함한 차세대 AI기술부문에서 중요한 성과를 이루길 원한다. 핵심 AI산업의 가치가 220억달러 이상이 되고 AI 관련 산업의 가치가 약 1480억달러(1조위안)를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동시에 법률, 규정, 윤리 및 정책을 위한 법적인 기본 틀을 수립할 예정이다. 2단계인 2025년까지엔 AI기술이 중국의 산업발전과 경제도약의 주요 동력이 되도록 AI의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겠다고 한다. 제조업에서부터 의료산업, 국방에 이르기까지 AI 기술을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세계 최고의 AI기술국이 될 계획이다. AI 핵심 산업의 규모가 590억달러 이상이 되고 AI 관련 산업의 규모는 약 7400억달러가 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의 안전성 평가 절차를 수립하고 법과 제도 그리고 윤리 면에서 AI 기술에 맞는 제도를 수립한다고 한다. 3단계는 2030년까지로 중국이 세계 최고의 AI혁신센터가 된다는 목표다. 모든 사회적 통치행위에서부터 국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응용영역에 걸쳐 AI기술을 심화발전시킨다고 한다. AI 핵심 산업의 규모가 1480억달러 이상이 되고 AI 관련 산업의 규모는 그 10배가 되도록 하겠다는 선언이다. AI가 지속적으로 중국의 강점이 되도록 법률, 규제, 윤리 및 정책 프레임을 보다 포괄적으로 구축하면서 선도적인 AI혁신기지와 인력양성 기지들을 창출할 계획이다.

 

중국 전체가 AI기술혁신센터가 된다

 

중점 추진 계획을 살펴보면 6개 부문으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AI기술혁신 공개협력 시스템 구축사업으로 차세대 AI 기초이론 8종, 차세대 핵심응용기술 8종, AI 혁신 플랫폼 5종, 그리고 AI 고급기술자 합동훈련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둘째, 첨단 지능경제를 육성하기 위해 신흥 AI산업을 개발하고 기존산업의 지능화, 지능기업집단의 개발, AI 혁신기지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셋째, 안전하고 편리한 지능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지능 서비스 개발, 사회통치의 지능화, 공공안전과 안보에 AI 기술적용, 사회 소통과 상호신뢰 증진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넷째, 민간기술과 국방기술 양쪽에 적용 가능한 강인한 AI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다섯째, 네트워크, 빅데이터, 고성능 컴퓨터 등 지능인프라 구조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여섯째, 신세대 과학기술 프로젝트를 전향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이 계획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재정지원, 혁신단지 조성, 국내외 인력 자원을 동원하기 위한 자금 등을 충분히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법규나 규정, 윤리적 기준 등을 정비해 AI기술발전에 걸림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률정비를 병행하고 정책적 지원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그리고 AI기술의 표준과 지적자산관리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AI 안전보장과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AI 인력의 훈련을 강화하고 광범위한 AI 과학 활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상의 계획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추진조직, 시험사업, 여론조성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았다.

AI 개발계획을 살펴보면 중국이 안고 있는 경제, 사회 그리고 통치의 난제들을 모두 AI기술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중국 정부가 직접 다양한 AI프로젝트에 투자를 하고 민간의 AI 투자를 장려하며 AI개발을 위한 국가개발기금을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국가 경쟁력의 필수요소인 최고급 인재를 육성하는 계획에 역점을 두고 있다. AI 교육을 늘리고 인재 풀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계획들을 집행하려고 한다. 예로, 현재 진행 중인 ‘천인인재 지원’ 계획도 해외 주재 AI 인재 포섭에 활용한다고 한다. 대학엔 AI 학과를 설치하고 디지털학, 컴퓨터과학, 물리학,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법학 등의 전공 교육에도 AI 관련 내용을 접목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재편성한다는 계획이다.

 

AI기술은 개혁사회의 미래를 이끈다

최근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있는 현상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AI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이다. PwC의 진단에 의하면 중국 경제는 2030년까지 AI기술 가속으로 26%만큼 추가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동시에 AI은 교육, 의료, 사법제도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와 시스템을 개선해주므로 사회 전반 활동과 국가 통치행위가 크게 개선된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AI기술 발달로 생체인식기술이 보편화되면 사회 안전 관리까지도 지능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경제, 사회, 국방 분야에 AI기술을 깊게 융합해 스마트 경제의 발전, 스마트 사회의 건설, 국가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그리고 지식군, 기술군, 산업군의 상호 융합과 인재, 제도, 문화가 상호 지지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고 한다.

AI기술은 교육, 의료, 노인 부양, 환경보호, 도시 운행, 사법 서비스 등 광범위한 영역에 적용해 공공 서비스를 차원 높게 지원해 시민 생활의 질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구상이다. 물론 AI 기술이 기존 체계를 전면적으로 뒤엎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직업의 변화를 가져오며 법률, 사회 이론, 각 개인의 사생활 침범 등과 충돌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도 국제 관계 규범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정부 관리, 경제 안전과 사회 안정,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인 생산 관리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모두 사전에 예방하고 위험을 낮추는 방안도 함께 개발해 적용한다는 차원 높은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AI기술은 미국과 중국의 양대 산맥이 주축을 이룬다. 미국은 기업들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활발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다소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은 막대한 정부지원 자금, 거대한 개발인력, 활발한 연구공동체, 기술적 변화에 민감한 사회 분위기 등에 힘입어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을 능가하는 AI 기술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이 보유한 자원을 총동원해 AI 기술 선진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시도가 매우 획기적이다. 미국이 아직은 기술 우위라는 믿음이 있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중국이 AI기술에서 스푸트니크(Sputnik) 위성과 같은 충격을 미국에 안겨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