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부각된 데다 기술주와 에너지주,금융주 약세로 하락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1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8일(미국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08포인트(0.2%) 하락한 2만2085.3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5.99포인트(0.2%) 오른 2474.9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3.31포인트(0.21%) 떨어진 6370.46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각각 2만2179.11과 2490.87까지 올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장 막판까지 강세 흐름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10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으며 이 중 9거래일 동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신고가를 작성했다. 그러나 머크(-0.83%), 듀폰(-0.825), 나이키(-0.55%) 등의 주가 하락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다.

S&P 500지수는 11개 업종 중 10개 업종이 하락했다. 소재 업종이 0.9%가량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것을 비롯, 소비와 에너지, 금융, 부동산 기술, 통신 등이 내렸고 유틸리티만 유일하게 올랐다.

등락을 거듭 하던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주저앉았다. 휴가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기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미국을 위협한다면 전대미문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것"이라고 경고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그의 발언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 후 나왔는데 증시에 지정학적 우려를 부각시켰다.

WP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지난달 북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기밀평가를 한 결과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증시를 움직일만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지정학적 우려는 상승세인 뉴욕증시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이번 주에는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와 콜스, JC페니가 실적을 공개하고 다음 주에는 월마트와 타깃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업들의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주가상승을 뒷받침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패션 브랜드인 마이클 코어스의 주가는 실적 호조에 21% 넘게 급등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90센트로 팩트셋 조사치 62센트를 크게 웃돌았으며 매출도 9억5240만 달러로 팩트셋 예상치 9억1900만 달러보다 높게 나타났다.

의류업체인 랄프로렌의 주가도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아 13% 넘게 상승했다. 랄프로렌은 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이 5950만 달러(주당 72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EPS는 1.11달러로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95센트를 웃돌았다.

웨드부시증권의 유가증권 부문 이안 위너 대표는 마켓워치에 “북한과의 긴장고조 외에도 주가 하락 이유는 많다”면서 “중앙은행들이 통화긴축에 공격적으로 나서거나 3% 성장률 목표 달성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 등인데 시장은 현재로서는 상향 모멘텀에 안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