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airlineratings.com

조종석에서 조종사를 뺀다면, 항공사에게는 수십 억 달러의 비용이 절감된다. 하지만 조종사 없는 비행기를 누가 탈까?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조종사 없이 비행기를 운행한다면 항공 산업은 연간 350억 달러(39조 4천억원)를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같은 조사에서 조종사 없는 비행기를 타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17%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UBS는 원격 조종 비행기를 운항할 수 있는 기술은 2025년이면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30년까지 기술이 더 발달되면, 사업용 제트기나 헬리콥터에, 그리고 상업용 여객기에도 조종사 없는 자율주행 비행기가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기술의 발전은 모든 비행 단계에서 항공기가 조종사를 돕거나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상황에서 수동 조정이나 시스템 운영에서 조종사를 빼 내도 되도록 말이지요.”

상업용 여객기에서는 이미 착륙할 때 탑재된 컴퓨터의 도움을 받는다. 조종사가 수동으로 항공기를 조종하는 것은 수 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중의 인식과는 반대로 실제 항공사들은 자동 조종 장치가 있어도 조종사 없이 비행기를 띄우지 않는다. 조종사들은 항공기의 항로와 시스템을 끊임 없이 모니터하고 조절해야 하며 관제 센터와 소통도 해야 하고 다음 비행 단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UBS 분석가들은 조종사 없는 비행기 운항까지는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화물 비행기에 이 새로운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고 사람이 탑승하는 여객기에는 마지막 단계로 적용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각 비행에 필요한 조종사의 숫자는 계속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항공기 산업에 막대한 금액의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항공사들은 대개 한 번 비행에 10 명 정도의 조종사를 태우는데, 그 수가 줄어들면 훈련, 급여, 기타 인건비들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또한 향 후 몇 십년 동안 예상되는 조종사 부족 문제도 완화시켜 줄 것이다.

지난 달 보잉사가 내 놓은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서 2036년까지 전세계 여객 및 화물 항공사들이 구입할 항공기의 수는 4만 1000대로 추산되며, 이를 위해서는 63만 7000명의 조종사를 추가로 뽑아 훈련시켜야 한다

항공 교통의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는 중동과 중국은 보다 많은 조종사들을 필요로 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조종사들의 임금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결국 조종사 없는 비행기 운항은 항공사들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해 줄 것이다. 또 항공사의 비용절감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가 항공권 가격도 떨어질 수 있다(미국의 경우 11% 더 싸질 수 있다). 이는 2016년 전반기 수수료를 포함한 평균 왕복 항공료가 369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항공권 1매 당 40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조종석에서 조종사를 없애는 것에는 아직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UBS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등지의 고객 80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7% 만이 조종사 없는 비행기의 항공권을 구입하겠다고 말했다.

조종사 없는 운항이 이루어지려면 관련 법규도 개정되어야 한다. 또 조종실의 인원 감축은 조종사 조합의 거센 반대에 직면할 것이다.

세계의 모든 항공 교통 관련법은 조종실에는 “4개의 눈”(최소한 2명의 조종사)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소한 2명의 조종사가 항상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사람이 휴식을 취할 경우, 다른 승무원이 반드시 그 자리를 대신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