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이럴 줄은 몰랐다"

"업계도 우리도 다 리베이트 했는데, 동아가 걸렸네. 다음은 ?" 

"왜 하필 동아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강정석(53)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지난 7일 저녁 회사 자금 일부를 빼돌려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전격적인 구속에 동아측은 물론, 제약업계 전체가 구속에 이르게 된데 대해 당혹해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사건은 (검찰에서) 미리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해 매출액기준 재계 32위의 대기업이고 특히 강신호 명예회장은 전경련 회장을 지냈던 재계의 상징적 인물이다. 때문에 이번 정부들어 첫 대기업 총수의 구속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는 지난 2일 강 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에 부산지법은 “(강 회장의)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이 우려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강 회장이 2007부터 2011년까지 법인자금 521억원을 빼돌리고 경영진에 부과된 개인 세금을 법인에 전가하는 등 총 700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봤다. 강 회장이 당시 횡령을 허위비용 처리로 감추면서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17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가 적용됐다.

조사결과 강 회장은 빼돌린 자금을 동원해 2009년부터 최근까지 전국 20여개의 병원 의사들에게 55억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회장 측은 이에 대해 영업직원의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강정석 회장의 구속은 어느 정도 예상된 면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정부가 비리를 척결하려는 의지가 특히 높고 이에 맞춰 검찰에서는 실적을 올려야하고, 여기에 제약사의 윤리적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 등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면 첫 타깃이 강 회장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 사태로 동아쏘시오그룹에는 경영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법원의 구속 결정은 유죄와 무죄를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재판과정을 통해 의혹이 소명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쏘시오그룹은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각 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 아래 독립경영을 해왔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회장의 구속에 따라 우려될 수 있는 대규모 투자 및 신사업 분야에 대한 중요한 경영상의 의사 결정 등 일부 경영상의 공백은 각 사 전문경영인의 책임 경영 하에 이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현 상황에 대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강 회장이 구속된 직후인 8일오전,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신설동에 위치한 동아제약 건물 앞으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김윤선 기자

동아제약의 수사결과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넘어가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행정처분이 이뤄진다.

심평원 관계자는 "아직 심평원 쪽으로 검찰 자료가 넘어오지 않아 (동아제약이) 어느 정도로 과징금을 받고, 약가 인하 등 조치를 취할지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리베이트를 지급한 사람뿐 아니라 받은 사람까지 처벌하는 일명 '리베이트 쌍벌제'에 따라 리베이트를 받은 병원 관계자들도 처벌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강정석 회장은 동아쏘시오그룹 오너 3세로 동아제약 창업주인 故강중희 회장의 손자이자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의 4남이다. 강 회장은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경영관리팀장, 메디컬사업본부장, 동아오츠카·동아제약·동아쏘시오홀딩스의 대표를 역임했다. 올해 초 강신호(90) 명예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회장으로 승진했다.